백두산 여행기 ①

2011.08.18 10:24:00



청주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창공을 가르며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우리 국토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짙은 녹음과 함께 평야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도시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인천부근에서 바다 쪽으로 기수를 돌리더니 오른쪽으로 북녘 땅의 황해도 서쪽 작은 섬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통일이 되었다면 기차나 버스로 백두산을 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과 평양을 거쳐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 백두산을 육로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면 좀 더 일찍 백두산을 다녀왔을 텐데…. 우리 조상들이 기상을 펼치며 넓은 대륙을 차지하였던 옛 땅은 중국에게 내주었고 한반도 반쪽도 폐쇄적인 공산집단이 차지하고 있어 너무 멀게만 느껴져서인지 이제서 백두산을 찾아가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날씨가 화창하여 창가로 보이는 뭉게구름이 너무 아름다웠다. 구름 위를 날아가니 한 마리 새가 된 느낌이 들었다. 창가에 앉아 구름 사진을 찍으며 혼자서 감탄하였다. 도착시각이 다 되어 고도를 낮추니 드넓은 산야가 펼쳐졌다. 개발이 안 된 울창한 삼림(森林)이 너무 싱싱하게 느껴졌다. 평야처럼 펼쳐진 야산의 밭에는 옥수수와 콩을 많이 심었음을 알 수 있었다. 논농사 보다는 밭농사를 많이 하는 지역이라 서인지 광활한 평야처럼 보였다.






연변공항은 왼쪽에는 한글과 오른쪽에는 한문으로 쓰여 있어 '여기가 중국 땅인가?'하고 의심하였다. 입국수속을 받고 좌석이 좁아 무릎이 닿는 35인승 관광버스에 짐을 실고 현지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조선족 자치주라서인지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는 한식이어 더욱 낯설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같고 말이 통하고 간판이 한글로 되어 있는데다 음식까지 같으니 외국에 여행 온 기분이 전혀 안 들었다.



함경도지방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켜 중국 땅에 정착하게 했다고 한다. 조선족으로 우리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공산당 정부치하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을까? 삶의 수준은 우리보다 20~30년은 뒤졌다고 한다. 2000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이 된지는 약 100여 년 전부터라고 한다. 길림성 연변자치주에서 가장중심도시인 연길시는 '부르와통와'강을 중심으로 한창 발전을 하고 있는 인구 약 25만의 도시였다.





연변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조선족이 연변에 이주하여 정착한 과정을 유물과 함께 전시해 놓았다. 모두가 우리의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이었다. 연변자치주 초대촌장을 지낸 주덕해(朱德海) 탄신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관이 있어 관람하고 나오니 한편에 북한의 서화, 도서 등을 전시해 놓고 판매한다고 써놓았는데 사람은 없었다. 전력을 아끼느라 냉방도 하지 않아 너무 더웠다. 진달래광장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호텔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하였다. 소고기와 삼겹살을 구워 상추쌈에 싸서 먹으니 맛이 좋았다. 일행 중 반은 현지에서 저녁초대가 있어서 10명이서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야시장으로 이동하였다. 도로 가장자리에 물건을 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우리나라 50~60년대 시장모습이 떠오른다. 중국 남자들은 윗옷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운전을 하면서도 윗옷을 벗고 하는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이다.



백열등을 켜놓고 과일을 진열해 놓고 파는 가계가 있는데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어린 시절에 먹던 개구리참외를 맛본다며 사서먹는다. 한 조각 받아먹으니 어릴 때 먹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망고스틱도 먹어보고 야시장을 벗어나려는데 길가에 앉아서 구워먹는 꼬치를 먹어보자고 유 교장이 제안하여 길가에 보조의자를 놓고 둘러앉았다. 저녁을 많이 먹어서인지 고기 맛이 덜했다. 30여 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야시장체험을 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쉬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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