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긍정, 능동, 자율의 위대한 힘!
지금 우리 학교 교장실이 시끄럽다.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전투기 소음이나 말매미 소리가 아니다. 바로 서호중 난타부의 북 두드리는 소리 때문이다. 방학 중이지만 학생들이 등교하여 땀을 흘리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장 모르게 출전하는 대회라도 있단 말인가?
교장실 바로 위 소망반을 찾았다. 앞문을 조용히 여니 연습을 멈추고 2학년 여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너희 지금 무슨 연습하는 거니?" "축제 대비하고 있어요." "혹시 이거 연습하라고 어떤 선생님이 시킨거니?" "아니요. 저희가 그냥 연습하고 있는 거예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학 중 등교하여 연습을 하고 있는 거였다. 그러나 궁금증은 남는다. 축제라면 10월 하순인데 왜 비오고 무더운 날 땀을 흘리고 있을까? 방학 중 신나게 놀아도 될 터인데, 또 개학해서 준비해도 될 터인데….
리포터의 습성을 발휘해 며칠 후 카메라를 들고 연습장을 찾았다. 서호중 난타부의 주인공들인 김도연, 이상미, 윤나리, 최솔림, 김나연, 이희주 학생을 만났다. 김솜이 학생은 오후에 등교하는데 이들 중 2명이 남아 다시 동작을 맞춘다고 전해준다.
▲ 난타 연습을 지금 하는 이유는?
"개학하고 나면 토요일 밖에 연습할 시간이 없으므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지금부터 동작을 꾸미고 동작을 맞추어야 10월 28일 축제에 출연할 수 있어요."
▲ 언제부터 연습을 했나?
"방학 전에는 토요일 방과후에 했고 지난 8월 8일부터 등교하여 오전 하루 3시간씩 연습하고 있어요."
▲ 어떻게 난타부가 조직이 되었나?
"3년 전 선배들이 조직하여 학교 축제, 졸업식 등에 출연했는데 저희가 명맥을 잇고자 스스로 조직했어요."
▲연습 중 힘든 점과 좋은 점은?
"20여 가지 동작을 꾸며내야 하는데 의견 일치가 안 될 때 힘이 들지만 연습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동작을 펼치는데 사용하는 음악은 Let's do it, 챔피언, Heart to heart 라고 알려준다. 공연 시간은 4분 정도. 축제 무대에 올리는 4분을 위해 이들은 이 무더운 여름날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학원 때문에 오후에 오는 학생을 위해서 간식도 준비한다.
우리 학교 2학년 난타부 여학생들의 뜻이 가상스럽다. 그 의지와 사명감을 칭찬해 주고 싶다. 실천력이 대단하다. 만약 부모님이나 어떤 선생님이 시켰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자율적,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필자는 교장을 하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교장이 일부러 학생들에게 강조하지 않았는데도 염화미소가 통하는 현장을 보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학생회 임원 수련회 애교심 함양 퀴즈에서 학생들이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한 문항에 '교장 선생님이 강조하는 6적(的)은?'이라는 문제를 보았다. '6적'은 '긍정적, 능동적, 자율적, 적극적, 교육적, 창의적'을 일컫는다.
필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직원들이, 학부모들이 '6적'대로 생활하기를 바라고 있다. 생활철학으로 자리잡아 습관화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는 것이다. 아니 우리 국민들이 모두 그러기를 바란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긍정적, 자율적, 창의적으로 만들자!"
우리 학교 교문 들어서자마자 서 있는 게시판 앞 뒤에 있는 문구다. 언어에는 힘이 있다. 음성언어도 그렇고 문자언어도 그렇다. 우리 학교 난타부 학생들이 이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북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