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같은 인생

2012.07.05 19:43:00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지만 크게 분류하면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부류는 거미 같은 인생이라고 합니다. 거미는 먹이를 가장 많이 얻기 위해 최대한으로 줄을 쳐 놓고 거미줄에 걸리는 곤충을 잡아먹고 삽니다. 거미 과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약한 사람, 착한 사람들이 걸려들도록 해서 그 법망에 걸리면 그것을 이용하여 자기의 유익함을 취하고 수고와 노력이 없이 남을 이용하여 편하게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둘째 부류는 개미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개미는 열심히 일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곤충입니다. 개미 과에 속하는 사람은 열심히 노력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산다고 자부하면서 살아갑니다. 남도 돕지 않고 남에게 꾸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자기만족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사람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셋째 부류는 꿀벌 같은 인생이라고 합니다. 꿀벌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곤충이라고 합니다. 꿀벌은 열심히 모으고 저장하여 자기도 살고 남에게도 유익함을 주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노력하고 수고하여 나도 살고 남도 유익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 이 시대에는 꼭 있어야 할 사람입니다.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 있으나 마나 한 사람, 꼭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남을 위해 나는 무엇을 어떻게 베풀면서 살아왔는가?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철가방 기부천사 故 김우수(54)의 삶이 우리의 가슴을 울립니다. 김우수 씨는 고아출신으로 배우지도 못했고 일가친척과 가족도 없이 구걸과 노숙을 하면서 소년원을 전전하다가 불혹의 나이에 또 실수를 저질러 교도소에 간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06년 출소를 6개월 앞두고 교도소 안에서 어느 한 잡지를 보다 자신보다 못한 어린이들의 사연을 알고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고아출신으로 중국집 배달원 일을 하면서 70여 만 원의 월급을 쪼개어 쓰며 한 부모가정 및 해외 빈곤아동 등을 후원해 왔다고 합니다. 매달 5~10만원의 기부를 통해 다섯 명의 어린이를 도왔다고 합니다.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햇빛도 안 드는 겨우 한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고시촌의 쪽방에 살면서 남을 돕는 삶을 살았습니다. 4,000만 원짜리 보험도 들어 열심히 살았지만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2009년 9월 23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경쟁과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살이, 차갑기만 한 사회에 선행을 베푸는 김우수와 같은 사람이 있어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에는 부유한 층에 속하는 사람 중에는 더 채우려고만 하지 남에게 베풀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명예까지 누리면서 떳떳하지 못한 재물에 눈이 어두워 평생 동안 쌓아온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리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베푼다는 것은 재물의 많고 적음보다는 가슴속에 흐르는 따뜻한 마음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부자는 자기의 부(富)가 남이 도와준 덕분이라는 이치를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땀 흘려서 노력하기 보다는 얕은꾀로 요령만 피우며 편히 살아가도록 가르치면 거미와 같이 쓸모없는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바른 인성을 키워주지 않고 남과 경쟁하여 1등만 차지하라고 하면 개미와 같은 이기적인 삶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남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베푸는 삶을 가르치면 꿀벌과 같은 꼭 필요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훌륭한 부모가 될 것입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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