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로컬가이드 제도 만들자

2012.08.09 15:36:00

"이 곳 로컬가이드 000씨를 소개합니다."

우리는 로컬가이드 이름도 잘 모른다. 목소리는 인사 때 잠깐 들었다. 우리와 잠시 동행한다. 주 해설은 우리나라 가이드가 한다. 그리고 헤어질 때 다시 로컬가이드를 소개하고 우리는 박수로 답례를 보낸다. 외국 관광지에서 로컬가이드에 대한 이야기다.

스페인, 모로코, 포루투갈 등지를 11박 1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다. 누가 우리를 안내할까? 우선 우리나라 여행사에서 나온 인솔자다. 그는 출발하는 인천공항에서부터 전 일정을 손님들과 함께 한다. 일정을 체크하고 비행기표를 나누어주며 인원을 점검하며 호텔 방 배정까지 한다.


그 다음이 현지 가이드. 이 가이드는 그 곳 교포인데 우리나라 사람이다. 이번 여행의 경우, 한 분은 60이 넘으신 여성 분이고 또 한 분은 스페인에서 26년 거주하고 가이드 생활만 17년째인 40대 여성이다. 그녀는 역사, 미술, 종교, 음악, 지리 등의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제일 먼저 관광한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일명 聖 가족 성당, 가우디 성당). 건축기간만 100년이 넘는데 지금도 공사 중이다. 앞으로 100년 넘게 공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가이드가 이 곳 로컬가이드를 소개한다. 82세의 여성인데 대학교수 출신이라고 한다. 로컬가이드는 우리와 동행한다.

관광객들은 이 건축물의 규모와 예술미에 감탄하고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에 주의를 집중한다. 로컬가이드는 동행하기만 하지 우리에게 직접 해설하는 것은 없다. 혹시 한국인 가이드가 안내를 하다가 막히면 물어볼 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들이 관광하는데 로컬가이드가 늘 따라 붙는다. 아마도 관광가이드 자격증을 소유하였을 것이다. 유럽에서 외국인이 문화재를 단체관광하려면 이런 가이드가 달라붙어야 한다. 우리가 낸 여행비에서 이들에게 일정 보수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 가이드는 한국어로 인사말을 건네는 게 고작이다. 우리 나라 가이드가 해설을 하고 안내를 맡는다.

우리가 이것을 본받자는 것이다. 예컨대 일본인이 우리나라 덕수궁을 방문하면 안내는 일본어를 자국어로 쓰는 일본인 가이드가 맡고 우리는 로컬가이드를 붙이자는 것이다. 직업을 창출할 수 있고 관광수입을 늘릴 수 있다. 봉사로 그치게 하지 말고 일정 보수를 우리나라 사람이 갖게 하자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안내할 경우, 우리가 아무리 외국어에 능통해도 그들의 구미에 맞게, 수준에 맞게, 정서에 맞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관광객과 동일 언어를 쓰는 그 나라 가이드가 해설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가이드는 그 사람이 해설하다 막혔을 때 도움을 주고 관광객의 질문에 현지가이드를 통하여 답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로컬 가이드로 봉사도 좋지만 공짜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들의 활동에 따른 정당한 보수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이드는 폭염 속에서 해설하느라 지친 상태인데 로컬가이드는 동행한 인원이 처지지 않게 하고 인원 체크를 한다. 그리고 보수를 받아 간다. 이 로컬가이드 제도는 선진국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데 국부 창출을 위해 우리도 시행해 봄 직하지 않을까?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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