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중도에 하차했다. 물론 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에 기사회생 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쨌든 선거와 관련된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 서울교육의 수장이 중도에 하차함으로써 서울교육은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혼선을 가져올 것으로 보여 일선학교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곽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도 교육감과 함께 중도에 하차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감의 중도하차는 이유를 막론하고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감의 중도하차로 인해 교육감 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음은 물론 교육감을 신뢰하지 못하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제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교육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상황에서 근 1년 가까이 재판을 하고 그때마다 부교육감이 직무를 대신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혼란을 겪게 된다.
교육감의 선출방법에 대한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다. 런닝메이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관련 시민들이 뽑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현재와 같은 문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학교운영위원들이 선출하던 때가 있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지금의 직선제가 도입되었지만 문제가 자꾸 커질 뿐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다시 선출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필자는 선거방법의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고 싶다. 방법상의 문제보다는 교육감에 출마하는 출마자들에게 더 문제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곽노현 교육감이 인사를 하면서 철저히 자신의 사람을 심어 놓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역시도 교육감의 문제이지 교육감을 선출하는 방법에서 오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교육계에 종사한 경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후보자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계에 오랫동안 종사했다고 해서 자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출 구조에서 문제점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후보자의 검증절차가 더 많아져야 한다. 시민이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후보자 등록만 한다고 해서 바로 후보자로 결정하지 말고 다양한 검증을 통해 최종적으로 검증이 되었다고 판단할때 후보자로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검증방법은 논의가 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제도의 문제만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계속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원인진단이 잘못되어 선출과정에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교육감을 어떻게 선출하느냐의 문제 보다는 교육감을 어떤 사람으로 선출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선거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최소한 교육감은 임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자질이 검증된 후보자가 필요하며, 최소한 초,중등학교 근무경력이 있어야 한다. 학연 지연에 얽매이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교육감을 뽑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을 선출하느냐가 중요하다면 선거 이전에 충분한 검증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