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없는 전문가가 있다

2012.10.10 11:14:00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그런 전문가가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싶다. 입학사정관 이야기이다.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수년동안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차분히 준비해온 학생들을 전문성이 부족한 전문가가 선발을 한다는 것이 놀랍다는 이야기이다. 입학사정관 중에는 일회성 아르바이트도 있고, 20, 30대가 10명중 7명이라고 한다.

물론 20, 30대라고 해서 전문성을 갖추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관직원, 기간제교사, 대학조교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들 역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일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이라면 이들보다 좀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한 학생의 인생을 결정짓는 입학사정관제에 더 많은 전문가가 있음에도 이들을 입학사정관으로 두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입학사정관은 일정한 연수를 마쳐야 하고, 해당분야에서 어느정도 전문성을 갖췄다는 인정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문제가 아니고 누가 더 전문성을 갖췄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입학사정관에게 선발되는 학생들은 해당분야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다. 누가 보아도 잠재력을 갖춰 성장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의 눈으로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좀더 전문성을 갖춘 입학사정관을 원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후 실망하는 경우들을 보았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불합격한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다. 물론 개인적인 판단은 주관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객관적으로 들여다 봐도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이런 문제도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입학사정관들이 학생선발에 관여 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다.

사정이 어떻게 되었든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에 대한 생각을 쉽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좀더 깊이 생각하고 학생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겉으로만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해서는 안된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입학사정관으로 채용하거나, 전문성을 갖추도록 기존 입학사정관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입학사정관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학은 정부로 부터 일정부분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그 지원이 입학사정관제 실시의 대가가 될 수 있다. 만일 대가라고 생각하는 대학들이 있다면 이 부분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함으로써 잠재력있는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것은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이것을 대가로 생각한다는 것은 억지 입학사정관제가 되는 것이다.

지원금을 받고 안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입학사정관제는 이미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지원금 없이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해야 한다. 지원금을 받는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밑져야 본전이 되기 때문이다. 지원금없이 대학에서 철학을 가지고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

대학입시에서 매우 중요한 선발제도라는 것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정상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학생을 위한 대학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지원에서 선발. 입학후의 생활까지 면밀히 검토하여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대충 뽑고 대충 끝내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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