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면 누구나 젊은이

2012.12.18 09:35:00

학생들이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꿈을 지니게 해야 한다. 학창 시절에 꿈을 갖는 것은 삶의 목표를 정했다는 것이다. 목표를 정해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주체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다. 꿈을 지니고 성취 의식을 갖게 되면 학업은 저절로 일어난다.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서 먼저 내 자신의 꿈을 말한다. 가깝게 혹은 멀게 구체적으로 말해 준다. 그런데 간혹 아이들이 내가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즉 나는 교사가 되었으니 꿈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꿈과 목표를 혼동하고 있다.

얼마 전 연수를 받았는데 그 강사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강사는 학생 지도에 가장 중요한 것이 꿈을 지니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꿈이 있으면 학교 폭력도 줄어든다는 주장을 했다. 스스로 꿈을 키우는 학생은 자아존중감이 높고 그런 학생은 학교생활이 행복하고 즐거워 학교 폭력과 멀리 있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도 꿈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면 역시 같은 결과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폭력은 교육과정, 수업, 동아리 활동에서 대책을 찾는데, 강사의 관점과 방법이 선생님들의 머리를 끄덕이게 했다. 그런데 강사가 강의 도중에 선생님들은 연세가 들어 꿈을 지니기 쑥스럽지만 이라는 말을 한다. 이 표현에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은 꿈을 지니는 것이 이상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꿈이 청소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생체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꿈이 있다. 성인이 되어서 꿈을 더 크게 성장하기도 한다. 사람은 늙고 나이 들어서 꿈을 꾸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지 않으면 늙는다. 꿈을 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의지와 노력을 보인다면 그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젊다.

시인 김현승이 꿈은 ‘언제나 내 갈 길을 손짓하여 주는/나의 꿈은 영원한 깃발/나의 영원한 품’이라고 표현했다. 꿈은 삶을 이끈다. 어렵고 힘든 사람도 자신의 꿈이 삶의 지표가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늘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갖게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만든 비전을 향해 끊임없이 선택하고 행동하며 실천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열매를 거둬들일 수 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인생을 즐긴다.

생각해 보니 내 삶을 이끈 것도 꿈이다. 고등학교 때 방황하다가 담임선생님의 지도를 받았다. 선생님은 국어를 가르치셨는데 시인이었다. 수업 시간에 늘 당신이 쓰신 시를 읽어 주셨다. 그래서 나도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선생님이 되고도 내 꿈은 계속 성장했다. 담임선생님처럼 문단에 등단해서 글을 쓰고 싶었다. 비록 선생님과 견줄 수는 없지만, 노력한 끝에 문단의 말석에 앉았다. 운이 좋게 내 글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기쁘고 자랑스럽다. 내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백석, 정지용, 유치환이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쓴 것처럼,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쓰는 꿈을 품고 있다.



미당 서정주가 자신을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했는데,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꿈이다. 꿈은 내면에 자리한 성장 에너지다. 꿈이 있어 아이들 앞에서 25년을 넘게 섰다. 수필집도 내고, 전공 관련 서적도 내고, 여기저기서 선생님들께 강의를 하게 된 것도 모두 꿈을 향해서 노력하다가 얻은 결과다.

고백하지만 나란 위인은 참으로 평범하다. 남보다 나은 능력이 없다. 교직에 발을 디딜 때도 남들보다 늦었고, 어렵게 했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게 온 것은 꿈이 있어 가능했다. 구체적인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꿈을 향한 도전은 남과의 경쟁이 아닌 나와의 경쟁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남과의 경쟁은 늘 패배감을 만난다. 그것은 이겨도 져도 상처가 남는다. 나와의 경쟁은 벽을 만난다. 꿈이 크면 벽도 커진다. 이 벽은 성장을 위한 대가이다. 따라서 벽을 만나도 피하지 않고 기꺼이 극복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꿈은 새싹처럼 늘 힘차게 약동하는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에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꿈은 노력, 열정, 용기, 자신감을 생산한다. 이것이 삶의 활력이 된다. 꿈은 변화의 시작이다. 꿈은 자신감 위에 피는 인생의 꽃이다.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성공은 출세, 막대한 부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너무도 평범한 말이지만, 꿈을 키우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만난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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