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때 신문을 봐라

2013.01.02 10:06:00

즐거운 겨울방학이다. 학생들은 잠시 학교에 가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쉬는 기간이 아니다. 재충전의 시간이다. 모자라는 과목을 보충하고, 새 학년 학습 준비를 위해서 노력 한다. 일부 학생은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다니다 보면 학교 다닐 때보다 시간이 없다.

방학 동안 모자라는 학습을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보는 힘도 필요하다. 그래서 신문 보기를 권한다. 신문을 보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매일 신문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성장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미래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바로 도태된다. 하지만 급변하는 미래를 확신할 수가 없다. 그나마 알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삶에서 힌트를 얻는 것이다. 오늘의 모습은 신문에서 읽을 수 있다. 즉 신문 읽기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내일을 살아야 할 어린이들이 신문을 읽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어린 아이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습을 위한 지식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설명하는 힘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읽은 내용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생들을 ‘알파찌지들’이라고 표현했다. 공부만 할 줄 알지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다. 맞다. 대입과 취직을 위해 자신만의 스펙은 화려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세상을 알지 못한다. 오직 자신에게만 갇혀 있다. 혼자 공부하고, 놀 때도 혼자다. SNS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가상의 세계에 함몰되어 있다.

신문을 읽는 재미는 세상에 대한 이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사회가 상호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간다. 그런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삶을 배우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세상을 알려면 신문을 읽어라.”라고 말했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도 신문을 읽어야 제대로 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손에 인터넷을 들고 다닌다. 지식과 정보는 대량 생산되어 넘쳐흐르고 있다. 뉴스도 인터넷과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다. 디지털 정보 소비자들은 도서관도 잊은 것처럼, 종이 신문도 멀리하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신문은 심층적이고 진지하다. 동영상 화면과 음성이 아닌 종이에 인쇄한 문자와 이미지 정보는 설득력 있고 견고한 논리가 있다. 인터넷에 흘러 다니는 뉴스도 결국은 신문이 뿌리다. 뿌리를 알아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신문은 읽기의 즐거움이 있다. 아주 간단한 노동을 통해 무지함을 벗어난다. TV나 인터넷 미디어는 빠른 속도감에 이끌려 힘 있게 다가오지만 정보의 진정성은 미약하다. TV나 인터넷 미디어로 읽는 정보는 즉흥적이고 소비적이다. 신문 읽기는 정보 습득과 사색을 가능케 한다.



신문은 글쓰기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신문을 읽으면 글쓰기 능력이 큰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글로 표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사회에서 글쓰기는 개인별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다.

신문 사설은 공부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신문사는 그날의 이슈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선정해 2~3편의 사설에 담아낸다. 사설은 편당 서너 단락 정도로 짤막하게 구성돼 있고 이슈의 주요 쟁점이 담겨 있다. 쟁점 파악에 초점을 맞춰야 읽으면 그것이 공부다. 글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찾고, 필자가 어떤 관점에서 주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한다. 최근 사설은 신문사의 논조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따라서 사설 읽기는 자신이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주장을 써 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같은 사실이라도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사고의 폭이 풍부해지고 논리도 튼튼하게 형성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사는 인터뷰다. 인터뷰에 나오는 주인공은 최고의 위치에 도달한 사람이나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현재의 결과를 위해 살아온 과정이 흥미롭다. 삶의 자세나 성공 비결은 내 삶의 가치관 정립에 도움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습이나 논술을 위해 억지로 신문을 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단지 세상을 사는 주체라면 신문을 읽으라고 말한다. 깨어 있는 삶을 원한다면 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겨울방학엔 공부보다 신문을 읽어라. 신문 읽기는 공부에 도움을 주면 주었지 절대로 피해가 가지 않는다. 인터넷과 TV에 빠지기보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배워라. 진짜 배워야 할 것이 여기에 있다. 신문 읽기는 세상을 내 무릎 아래 펼쳐 놓고 감상하는 꼴이다. 이 거대한 세상을 간단히 손가락으로 넘기며 읽을 수 있다는 순간이 경이롭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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