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학이 끝나간다는 이번 주말 안에 손자들과 약속한 어디엔가를 가보자고 나선 것이 국립서울관학관 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한국에서만 살았던 공룡의 화석 운운하여서 유난히 공룡을 좋아하는 손자건호를 위해서 이곳으로 정한 것이다. 두 손자를 데리고 나서서 집 앞에서 버스에 올라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창경궁으로 가는 버스로 바꾸어 타고, 창경궁 앞에서 내려 국립서울과학관까지 약 3,400m 정도를 걸어가야 하였다. 창경궁의 담장 밑에는 아직도 덜 녹은 눈이 얼음판을 이루고 있었다.
과학관의 입장권을 사노라고 돈을 내밀었더니 두 손자와 나의 입장료가 고작 1,000원이란다. 너무 싸서 놀랐다. 일단 들어서서 공룡 화석 골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아이들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가서 보니 거의 전시관이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입구의 공룡 모형이 시간에 따라 약간 움직이면서 음향 효과를 모아서 공룡이라고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었을 뿐이었다. 초등 5,6학년이 되는 이제 한창 호기심이 많을 아이들이기에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을 자유스럽게 보도록 놓아두고 기다리면서 지켜보기로 하였다.
장손 윤재는 이것저것을 살피다가 직접 조작을 하는 기계작동을 해보는 부분에 매달려서 이것 저것 살펴보고 자동을 하여 보고 있다. 자세히 보니 좀더 진지하게 한가지에 매달리는 모습이 아쉽다. 조금 만져 보다가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곤 한다. 꾸준히 하는 버릇을 길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의 건호는 일단 죽 돌아보고 나서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을 찾아서 몇 번이고 다시 해보면서 기어이 결과를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모습을 보인다. 역시 좀 더 학구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아이이다.
한 시간 정도 여기저기 돌아보다가 로봇춤판을 구경하기로 하고 매점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라고 하였다. 윤재는 치즈케익을 건호는 더블초코 비스킷을 골랐다. 일단 시켜 두고서 기다리기 20여분 만에 주문품목이 나왔다고 불러서 가져왔다. 간단히 입맛만 다시고 나서 다시 로봇춤판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나는 아이들이 잘 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가 춤추는 것을 보았다. 어린아이들이 몰려 둘기 시작하여서 자리를 양보하여 주고 뒤로 물러서서 구경을 하였다. 요즘 유행하는 싸이의 말춤까지 추어서 아이들이 무척이나 신나하였다. 어느 집의 꼬마가 앞에서 엉덩이를 들썩 거리면서 말춤을 추어서 웃음을 자아내었다.
돌아보는 동안에 어느 해설자 선생님께서 여러가지 물리실험도구들을 본면서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제1법칙, 제2법칙 하면서 실험의 내용과 과학적인 관계를 설명하여 주어서 괌심이 많은 학부모님들과 좀 큰 학생들에게 둘러 싸여 환영을 받았다. 우리집의 손자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어려운 학술 이야기에 딱 질색을 하며 돌아서고 말았다.
국립시설로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시설이 너무 부족하고 형편없이 노후화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설들이었다.
이제 새 당선인이 과학입국에 좀 더 신경을 쓰겠다고 하였으니, 이런 시설에도 좀 활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어려서부터 늘 좋아하고, 즐겨찾는 그런 놀이를 통해서 과학이 즐거울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라도 과학관의 시설이 좀 더 신선해져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