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되어라‘ 시 한 장씩으로 격려 해주었던 그 많은 아이들은?-
나는 교직 생활 중에 유난히 6학년 담임을 많이 한 경우에 해당한다. 42년 총 교직 경력 중 학급담임을 하였던 것은 27년이었고, 그 중에서 10년을 6학년 담임을 하였으니 좀 많은 편이라 하겠다.
이 11번의 6학년 담임 기간을 별나게 보낸 기록들이 많다. 중학입시를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200일간 교실에서 합숙을 하면서 입시 공부(67)를 시켰는가 하면, 졸업사진까지 다 찍고 나서 전근(72)이 되어서 비담임으로 전락하기도 하였고, 아이들이 이발을 손수 해주면서(77) 보내기도 하였고, 방학동안 마을별 마을공부방을 운영하여 전국적으로 알려지기도(78)하였었다.
경기도로 전입한 뒤로는 첫 번째 학교에서 3년 연속 6학년만 담임을 하기도 하였고, 다음 학교에는 아이들과 함께 박태기나무의 씨앗을 심어 가꾸어서 졸업식날(84) 모두 3포기씩 꽃나무를 선물로 안겨 주기도 하였다.
교감으로 발령을 받은 뒤로부터는 근무하던 학교마다 매년 졸업생들에게 학교문집을 만들어서 졸업기념문집으로 안겨주었었다.
그러나가 내가 교장이 되면서 부터는 학교문집과 함께 졸업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들이 희망을 실어서 축하 시를 만들어서 개개인에게 시 한 수씩을 만들어 인쇄하여 졸업장 케이스의 한쪽 면에 끼워서 나누어 주었다.
직접 담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격이나 개성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각 학급마다 2시간 정도씩 졸업 전 특별 수업을 하면서 각자의 희망사항도 적어내게 하고, 성격 파악도 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이렇게 하여서 각자의 희망사항을 들어서 이런 정도의 성공을 하여주기를 바란다는 기원을 담은 시를 만들어 준 것이다.
2003년도 졸업생에게 준 시
그 아이들이 내가 만들어준 시를 잘 간직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기원을 받았다난 것만은 기억하리라 믿는다. 그 중에서 정말 한 명이라도 그 말, 그 기원을 잊지 않고 그런 성공을 이루어 준다면 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한 일이었다.
각 학교의 졸업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그런 아이들 중에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아이가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 혹시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본다든지 알고 들어와서 댓글을 남겨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그 날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