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32)

2013.02.25 10:10:00

세월은 참 빠르다. 오늘이 금년 들어 벌써 보름이 되는 날이다. 음력 1월 15일을 대보름이라고 한다.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농사력(農事曆)으로 볼 때 이 시기는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이다가 농사철로 접어드는 때라고 한다.

대보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달이다. 보름달이다. 으뜸이 되는 달이다. 최고가 되는 달이다. 이 보름달을 떠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보름달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보름달은 만물을 비추는 빛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밤에 달빛이 없으면 어둡게 된다. 사람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방향을 잃게 된다. 방향을 잃으면 속도도 못 낸다. 방향을 잃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 방향을 잃으면 우왕좌왕하게 된다.

보름달은 빛의 역할을 하기에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준다. 방향을 제시한다. 충돌을 막아준다. 안내를 잘한다. 알맞은 속도를 내게 한다.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있고 뛸 수도 있게 한다. 마음대로 달릴 수도 있게 한다.

학생들은 언제나 어둠을 좋아한다. 어둠 속에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는 선생님이 꼭 필요하다. 달빛은 어둠 속에서만 가치를 발할 수 있다. 그래서 보름달과 같이 이런 이들에게 밝은 빛을 비추어 주면 보람을 찾게 된다. 환하게 빛을 비추어 주면 학생들은 정신을 차린다. 방향을 제시해 주고 안내를 잘해 주면 정상적으로 걸어갈 수가 있다. 바로 걸을 수 있다. 위험에 빠지지 않게 된다.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안심하고 바로 가야할 길로 가게 된다. 이런 일은 우리 선생님들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을 안내자라 한다. 선생님을 인도자라 한다. 선생님을 조언자라 한다. 선생님을 등대라 한다. 선생님을 달이라 한다. 그래서 선생님은 가치가 있다. 값이 나간다. 보배와 같은 것이다. 다이아몬드와 같이 빛나고 값이 있는 것이다.

또 선생님이 보름달과 같은 이유는 둥글기 때문이다. 가장 둥근 때가 음력 1월 15일이다. 선생님이 모가 나면 모난 학생들을 둥글게 할 수 없다. 학생들은 네모가 되기도 하고 세모가 되기도 한다. 울퉁불퉁하기도 한다. 정말 자기 멋대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들을 둥글게 해 주려면 선생님이 먼저 둥글어야 한다. 모난 부분을 깎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성격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 수밖에 없다.

또 선생님이 보름달과 같은 이유는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전문지식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전문지식으로 가득 채워 줄 수 있다. 가득 채워지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선생님의 가득찬 모습을 원한다. 선생님의 전문지식이 가득 채워져 있지 않으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원하지 않는다. 선생님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선생님은 이지러진 모습보다는 가득찬 모습을 늘 학생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또 선생님이 보름달과 같은 이유는 언제나 외롭기 때문이다. 보름달은 더욱 외롭다. 아무도 보름달과 친하지 않는다. 친구라면 어두움뿐이다. 친구라면 멀리서 지켜보는 작은 별들뿐이다. 친구라면 차가운 냉기뿐이다. 그래도 보름달은 낙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로울수록 더욱 빛난다.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욱 빛난다.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더욱 자기의 할 일을 다 한다. 멀리서 지켜보는 작은 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그렇다. 선생님들은 정말 외롭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늘 싸늘하게 대한다. 멀리서 지켜만 볼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수록 우리 선생님들은 더욱 빛이 난다. 더욱 할 일을 잘 한다. 더욱 말없이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더욱 값이 나간다. 다이아몬드처럼 더욱 빛나는 것이다. 인정해주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 격려해주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 위로해주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 싸늘하게 대해도 괜찮다. 그럴수록 더욱 우리의 할 일만 하면 된다. 그러면 모두가 선생님을 위대한 분으로 여길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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