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표류하던 나이스 정책를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가 나서서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득하고, 교원단체와도 대화하는 노력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19일 교육부는 민주당과의 당정협의를 마친 뒤 "이전 시스템인 CS로 복귀할 수 없고, 대학입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나이스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서도 "보건영역 중 학생건강기록부에 대해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은 CS 이전의 단독컴퓨터(SA)로 처리하되, 나머지는 나이스로 시행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나이스를 시행하려는 정부의 이런 의지는, 'CS를 병행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문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반증임과 동시에 대다수 교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교총은 19일 전국 6018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정보화담당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예정대로 나이스를 시행해야 하며, CS로 회귀할 경우 CS업무거부운동과 대대적인 정책불복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의 이런 방침은 CS로의 회귀가 결코 학생인권을 보호할 수 없고, 학교를 엄청난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일 것이다.17일 모인 전국의 정보화담당교사들도 "CS 체제는 중학생 정도의 전산 지식만 있어도 손쉽게 해킹 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실제로 지난 한해 동안 CS시스템을 3번씩이나 해킹 당했다는 정보부장도 있었다.
이런 실정이니 CS방식으로는 정보유출로 인한 인권침해를 막을 수 없어 방어벽이 튼튼한 나이스로 가야한다는 것이 정보담당교사들의 주장이다. 또 CS로 회귀할 경우 당장 코앞에 닥친 대입 수시 모집에서의 혼란을 비롯해, 정부의 정책에 따라 방학과 퇴근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이스로의 자료 이관작업을 마친 대다수 교원들의 허탈감, 이로 인해 파생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도 간과돼서는 안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나이스 혼란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여론수렴도 없이 나이스를 강행하더니, '나이스 전면 시행'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도 윤덕홍 부총리는 오락가락 하는 발언을 그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금부터라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내용입력은 과감히 줄여나가면서, 나이스 시행의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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