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소 우리 강아지들!”
“할머니는 나 수현이지 강아지 아닌데?!”
“아이고, 강아지란 말이 싫었어?”
“네, 자꾸 강아지,강아지 하니까 싫단 말이예요.”
“그랬어? 우리 강아지? 가앙지란 말은 수현이가 강아지란 말이 아니라 예쁜 강아지처럼 귀엽고 예뻐서 그러는거예요.”
“그래도 강아지라 하지 말아요. 싫단 말이예요.”
“그래, 그래 알았어. 이제 강아지란 말 않을께!”
아침마다 벌어지는 이 모습은 이제는 우리나라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버렸지만, 우리 집에서 이런 모습이 정겹다. 큰아들, 작은 아들 두 아들과 같은 건물에서 살다보니 매일 아침마다 손주-손자들,5,6학년, 손녀 1학년-들의 등교 시간마다 보는 풍경이 됐다. 몸이 불편한 날 같은 때는 조금은 귀찮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상 좋은 일이라고 꾸준히 시켜 오고 있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 손녀는 날마다 3층에서 5층까지 올라오기가 싫은지 집앞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자알 다아녀어 오게엤습니다.”
혹시 못 알아 들을까 보아서 일부러 큰 소리로 늘여서 인사를 한다. 이때 얼른 문을 열고 인사를 받지 않으면 다시 되풀이를 하고 있어서 아무리 급해도 인사부터 받아주어야 한다.
“그래 잘 다녀와. 우리 서윤이 씩씩하게 잘 하고?”
“네에.”
이렇게 인사를 받아주어야만 출발을 하니까 급하게 받아주어야 한다.
흔히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들에게 '강아지'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이 말은 사전적인 해석으로도 귀여운 자식들을 일컫는 말로 기록이 돼 있는 말이다.
naver국어사전에서는 [강아지]의 해석으로
1. 개의 새끼.
2. 주로 어린 자식이나 손자를 귀엽게 이르는 말.
3. ‘자식’을 속되게 이르는 말.
이렇게 사용이 되는 말인 강아지란 말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다만 '강아지 = 개의 새끼'로만 인식이 돼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 말이 싫다고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이면 대하게 되는 말이라서 별로 이상하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싫다는 말을 꼭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하겠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기쁜 순간에 ‘강아지’라고 불러서 기분이 상한다면 안 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좋은 기분으로 학교에 가서 즐겁게 생활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