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53)

2013.05.31 19:38:00

이번 비는 적당한 때에 내린 알맞은 비다. 학교가 산 중턱에 있기에 비가 계속 오지 않았다면 나무들이 살아남기가 힘들어진다. 많은 물이 필요한 때였는데 적당한 때에 적당한 양의 비로 인해 생기를 얻는 걸 보닌 기쁘다. 농작물에도 식수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七.이루장구상’의 제2장에서 눈길을 끄는 단어가 ‘표준’이다. “규구(規矩)는 방형과 원형의 표준이며, 성인은 인류의 표준이다.” 선생님의 행동이 표준이고 선생님의 말이 표준이다. 선생님의 생각이 표준이고 선생님의 성품이 표준이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고귀한 분이다. 성인(聖人)과 다름없다.

왕에게는 왕의 표준이 될 만한 분이 있고, 선생님에게는 선생님의 표준이 될 만한 분이 있고, 부모님에게는 부모님의 표준이 될 만한 분이 있다. 이런 표준의 사람이 되면 누구나 존경하고 우러러보고 본을 받는다. 표준의 사람 따라가면 뒤탈이 없다. 안전하다. 부담이 적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무리하지 않는다. 악을 행하지 않는다. 표준의 사람 벗어나면 위험하게 된다. 다치게 되고 넘어지게 되고 흔들리게 되고 망하게 된다.

거울삼아야 할 분이 바로 표준이 될 만한 분이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거울을 삼아야 할 분이 있다. 그분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곁에 있다. 내 곁에서 찾아 그분을 닮아가면 나에게는 큰 행복이 된다. 그분에게서 감동을 받고 변화되어간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겠는가? 

어제 들은 이야기다. 한 선생님께서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신다고 하셨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일을 만나도 웃음을 무기로 삼았다. 또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며 잘못된 일이면 고쳐나간다고 한다. 이 선생님이 바로 우리의 거울이다. 얼굴이다. 보배다. “시경에 이르기를 은나라가 거울삼아야 할 것은 멀리 있지 않다. 하나라 시대에 있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

또 한 선생님이 계신다. 이 선생님은 언제나 인사를 잘 할 줄 아시는 예의바른 선생님이시다. 어제 1학년 반별 소풍이 있었다. 어떤 반은 부산으로, 또 어떤 반은 경주로, 또 어떤 반은 울산으로... 반에서 결정해서 소풍을 떠났다. 가까운 경주에 들러 두 반의 체험학습을 지켜보았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만 갔다.

이 선생님께서 문자가 왔다. “..선생님 ○○○입니다. 저희 반 체험학습 무사히 잘 마치고 귀교하였습니다. 멀리 경주까지 방문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이들 모두 즐겁고 단합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조별 탐방과 미션을 수행하며 시간을 유용하게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 드림” 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표준이 될 만한 선생님이시고 거울이 될 만한 인품이 좋으신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또 한 가지 제2장에서 배울 점은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임금 노릇을 하고자 한다면 임금의 도리를 다해야 하고 신하 노릇을 하고자 한다면 신하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이니 이 두 가지는 요와 순을 본받을 뿐이다.” 맹자께서는 표준이 되는 것과 도리는 다하는 것은 요와 순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도리를 다해야 선생님다운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우리 주위에 선생님의 표준이 반드시 있고 그분에게서 배우고 본을 받으면 자신도 본을 보이는 훌륭한 선생님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그분은 바로 내 곁에 있다. 혹은 멀리 있을 수도 있고 과거에 있을 수도 있다. 어디에 계시든 그분에게서 배워야 하고 본을 받으려고 애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어떤 강사님으로부터 배운 말씀이 있다. ‘초심’ ‘열심’ ‘뒷심’의 3심(三心)이 선생님에게 필요하다고 한다. ‘초심’ ‘열심’ ‘뒷심’이 나에게도 있으면 표준이 될 수 있고 도리를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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