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에 걸맞게 격조 있는 문화행사도 한 몫을 한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8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 치러진 이번 대회는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대회였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참가국과 선수단의 규모는 물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치르는 세계대회였기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삼국의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고도(古都) 충주에서 참가선수와 임원 그리고 관람객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행사를 보여줬다는 것은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였으며 대회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24일 오후에 공군이 대회장 상공에 오색연막으로 수놓은 블랙이글쇼와 패러글라이딩 쇼는 관람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축하의 분위기를 띄웠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한 개회식 식전행사는 길놀이퍼포먼스, 한복패션쇼에 이어 오프닝영상과 함께 공연이 있었다. 공식행사로는 대회를 알리는 주제영상에 이어 참가국기가 입장하고 내빈인사, 대회사, 환영사, 개회선언을 하고 대회기 및 주체 국 국기인 태극기가 게양 될 때는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식후축하행사로는 멀티미디어영상과 함께 물과 불이 만나는 퍼포먼스 군무퍼포먼스 레이저 조명 쇼가 탄금호의 밤하늘에 연출되었다. 이어서 50여발의 불꽃 쇼는 관중의 박수와 함성을 받으며 예술작품을 연출하여 대회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겨루는 스포츠 대회도 예술과 통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흥을 즐기도록 노래와 춤으로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메인무대에는 로잉치어들의 댄스공연이 매일 이어졌고, 비보이 태권, 탭댄스, 택견시범, 100인의 기타리스트, 아이스난타, 스턴트치어리딩 등 관중을 즐겁게 해주었다. 한편 중앙탑 공원에서도 충북무형문화재공연, 택견공연, 시민극장, 탑돌이 행사, 시군의 날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서 대회관람자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세 곳의 선수촌 문화행사로 전통국악과 무용공연 음식 의상 민화 체험을 하며 한국의 멋과 맛을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충주시내 문화회관과 학생회관에서는 매일 저녁 8시에 수준 높은 공연이 열려서 스포츠와 문화축제가 어울리는 대회가 되었다. 충주에서는 보기 드문 국립오페라단의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첫날 공연되어 격조 높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다. 택견공연, 오케스트라 공연, 굿(Good0보러가자 지정문화재공연, 국립국악원의 공연, 사물놀이 몰개의 신명나는 공연은 대회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 관람객의 호응이 너무 좋았다.
공연을 관람하던 관중들도 사물놀이의 흥겨운 가락에 심취하여 함성을 지르며 앙코르를 외치자 관중석 중앙통로로 출연진이 한 줄로 이동하면서 손뼉을 치며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고 우리민족은 신명이 나면 하나가되는 D NA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구 공간에서 원을 돌며 관람객과 뒤풀이 공연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류열풍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흐뭇하였다.
충주에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조정경기만 하고 문화행사가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행사가 되었을까? 80여 개 국에서 참가한 선수와 임원들이 자기들과 다른 문화권의 전통과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대회를 더욱 빛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고 생각한다. 공연 외에도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온천체험도 해보고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행복감을 맛보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조직위원회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경기 외에도 많은 준비를 하느라 오랜 세월동안 밤잠을 설치며 온갖 노력을 경주하였을 것이다. 그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얼굴과 피부색이 다르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태어난 곳에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선조들의 삶의 질이 비교된다.
스포츠와 문화행사를 통해 지구촌이 이웃처럼 살아갈 수 있는 가운데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세계대회를 우리국민의 힘으로 해냈고, 충주 같은 중소도시에서도 세계대회를 멋지게 치를 수 있었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국력과 문화민족으로 성장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이번 대회를 위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의 그동안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