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78)

2013.10.01 17:59:00

10월 첫날의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촉촉이 적신다. 이 쾌감을 무엇과 바꾸랴! 10월의 첫날이어서 좋고 선선한 공기가 맞아주니 좋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가 선을 보이고 있고 코스모스는 10월의 향연을 베풀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교직의 보람이 아닐 수 없다. 기쁨이고 행복이다. 이러한 날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교육하기는 정치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학생들을 죽이는 교육은 금물이다. 학생들을 죽이는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교육이다. 선생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노골적인 반응으로 학생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다면 그 학생은 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고 말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지켜본 다른 학생들도 영향을 받아 그 학교를 떠나려고 할 것이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八.이루장구하 제4장에 보면 맹자께서 “죄 없는 사(士)를 죽이는 정치는 곧 죄 없는 대부도 죽이게 되므로 대부는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셨다. 아까운 인재를 죽이는 교육은 늘 삼가는 것이 지혜로운 교육방법이 되겠다.

선생님이 어질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어짊을 본받아 학생들도 어질게 되고 선생님이 의로우면 학생들도 의롭게 된다. 어짊은 사랑이요, 의는 바르게 행함이다. 사랑과 바르게 행함은 선생님들에게 있어야 할 덕목 중의 하나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사랑하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사랑한다. 선생님이 어질게 행동하면 학생들도 어질게 행동한다. 그래서 선생님은 늘 본 보이는 자이기에 힘이 들고 부담이 된다. 하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을 모델로 삼아 말과 행동을 닮아가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나를 닮은 제자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맹자 八.이루장구하 제5장에 보면 맹자께서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아니할 사람이 없고, 임금이 의로우면 의롭지 아니할 사람이 없다”고 하셨다. 늘 어진 삶을 살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따르고 어진 삶을 살려고 애쓴다. 선생님이 늘 바른 말, 바른 행동을 하면 학생들도 바른 말, 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

예가 아닌 예를 행하는 경우가 있다. 예가 아닌 예란 가장된 예이다. 거짓된 예이다. 마음에 우러나지 않는 예를 말한다. 건성으로 하는 예다. 마지못해 하는 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도 그렇게 한다. 인사를 해도 건성으로 한다. 인사에 대한 힘이 없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는 인사가 학생들 입에서 잘 나오지 않으면 그것은 예가 아닌 예라 할 수 있다. 억지로 하는 예이다. 의가 아닌 의도 마찬가지다.

바른 말, 바른 행동이 습관화되어 있지 않고 의를 중시하지 않으면 남이 볼 때는 의를 행하는 것처럼 하다가 남이 보지 않을 때는 의를 행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보면 청소를 잘 하다가 선생님의 눈이 멀어지면 하던 청소를 그만둔다. 이런 행동이 의 아닌 의라 할 수 있다.

맹자 八이루장구상 제6장을 보면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닌 예와 의가 아닌 의를 대인은 하지 아니한다.”고 하셨다. 대인은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완전한 인격을 갖춘 자를 말한다. 예와 의를 가장하지 않는 진실된 예와 의를 갖추는 것이 선생님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10월은 결실의 계절이다. 열매를 거두어야 할 때다. 심은 것이 있어야 거둘 것이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사랑과 의와 예를 심어야 하겠다. 언제나 사랑과 의와 예를 심도록 애쓰면 머지않아 사랑과 의와 예를 갖춘 완전한 인격을 갖춘 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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