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워야

2014.03.04 17:41:00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학교 교육에서 평가 방식이 변하고 있다. 집단 내에서 서열을 중시하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설정된 목표와 성취 정도를 중시하는 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수행평가가 그 예다. 수행평가는 선택형 위주의 지필평가와 차별적인 평가 방식으로 수행에 근거하여 관찰과 판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행평가는 학생의 수행이나 산출물을 직접 관찰하거나 검토한 것을 토대로 그 질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내린다. 학생의 전인적 발달을 평가하려는 목적으로 1999년부터 도입되었다. 수행평가에서는 학생 스스로의 지식이나 기능 등을 나타내도록 한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학생이 실제로 행동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평가이다. 기존의 선택형 평가는 학습 결과나 성취 중심의 평가였다면, 수행평가는 학습과정 중심의 평가를 지향한다. 학습 현장에서 학생 스스로 학습 내용을 조직하고 재생산하는 평가 방식이다. 이는 학습 증진은 물론 실제 생활을 위한 평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수행평가의 근본 취지를 못 살리고 있다. 수행평가에 모든 교과목이 논술 평가로 하고 있다. 물론 논술 평가가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교육 과정 평가 요소를 분석해 보면 수행 평가도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수행평가는 서술형, 논술형, 구술시험, 실기시험, 실험·실습, 면접, 관찰, 연구보고서, 포트폴리오(작품집 평가) 등으로 유형이 여럿이다.

논술 평가를 경계하는 이유는 지필평가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논제를 주고 글을 쓰는 것은 결국 체육관에 동학년이 모두 집합해서 논제를 주고 글을 쓰는 형식이다. 논술 수행평가와 함께 과제물 제출, 보고서 쓰기, 퀴즈식, 기본 개념 정리 등도 비판적 사고 과정이 없는 단순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으로 과정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는 수행평가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평가는 교육활동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교육과정과 수업 활동을 후에 평가를 통해 교육 목표가 실제로 도달된 정도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평가는 평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육 전반에서 고찰해야 한다. 교육 과정 분석을 통한 수업 계획이 수립되고, 수업 속에서 평가 계획과 실행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순환 과정에서 평가가 계획되어야 참된 학력 신장을 꾀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평가의 결과를 다음 단계의 교육적 성취를 위해 학습자에게 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평가 자료 활용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평가는 상급 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된다. 다시 말해서 학교에서 평가는 내신 등급을 결정하기 위한 자료를 얻는 현실적 목적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수행평가도 학습 성과의 측정을 통한 목표 달성도를 확인하는 과정에 치중하고 있다. 당연히 학습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집중한다. 이런 평가 방법은 수행평가가 가지고 있는 역동적 평가, 직접적 평가, 자기반성적 평가의 속성을 잃어버린다.

우리 교육에서 자주 이야기 되는 것이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모든 교육이 거기에 매몰되어 있다고 핑계를 댄다. 이것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이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입시를 위해 성적을 서열화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과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을 평가하거나 비교육적 수단으로 오용하는 사례를 우려하는 것이다. 평가 결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평가의 본래의 목적을 훼손시키게 된다.

상황과 처지를 비판만하면 답이 안 나온다. 그것을 극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수행평가이다. 수행평가는 지적인 능력 중심, 결과 중심 평가인 지필평가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영역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논술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교과 성격에 맞는 수행평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부터 달라져야 한다. 수업 시간 일방적인 지식 주입이 아니라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는 교육을 해야 한다. 토론 수업을 하고, 혹은 탐구 학습 그리고 기타 학생이 주가 되는 교육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가능하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