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안하기, 가치관 교육을 통해 가능

2014.03.07 13:48:00

우리학교 학생들은 욕설을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안하는가 하면 전학간 아이가 욕설 때문에 되돌아온 경우도 한둘 아니기 때문이다. 4Km 넘는 곳으로 전학가도 버스를 갈아타고 우리학교로 되돌아온 아이도 있다. 욕설 않는 학교로서 자긍심을 느낀다.

가끔 인근학교 교장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의 욕설 사용에 대한 이야기, 초등학교로 찾아온 중학교 졸업생이 초등학생을 괴롭힌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바로 옆 중학교가 붙어있어 중학생이 자주 드나들지만 운동장 구석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는 없다. 우리학교 졸업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학교로 전근오신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착하고 순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내가 부임하기 전, 그러니까 5년 전에는 민원이 많은 학교, 선생님들이 기피하는 학교,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교로 소문이 나 있었다.
이런 학교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가치관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욕설 때문에 걱정하는 선생님이 이 글을 읽으시면 욕설 없애는 가치관 교육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욕설 없애는 가치관 교육, 무엇일까? 그것은 욕설 사용하는 일에 부끄럼을 느끼는 아이로 만드는 교육이다. 타인 배려도 마찬가지다. 배려하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가, 배려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부끄러운가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것이 가치관 교육이다.

욕설을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도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언어의 힘, 언어의 의해 바꿔지는 사람의 모습, 욕설의 피해 등에 대해 정보를 나눠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그런 다음 부모로부터 받는 언어습관의 대물림을 인식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가정통신문에 욕설 안하기 실천 가족 약속을 마련하여 가족 구성원 사인을 받아 아이의 책상 앞에 붙여주도록 한다. 그럴 경우 가정에서의 바른 언어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교직원도 마찬가지다. 언어의 힘, 바른 언어 사용 등에 대한 연수와 훈화 등을 통해 학급별 규칙을 정하여 바른 언어 사용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행위(욕설 안하기)에 대한 가치를 갖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쁜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건강한 자아상을 갖는 일이며 옳고 그름에 민감한 사람이 되는 일이다. 그것은 옳음을 실천하는 용기의 원동력이 된다.

가치관을 갖는 일에 대해 한 마디 더 한다.한번은 우리학교 실무사로부터 아이 양육에 대해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교장선생님, 아이가 놀이방에서 왕따를 당한대요.”
“왜요?”
“욕설 때문이에요.”
“뭔데요?”
“놀이방 아이 중에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가 많대요. 그 아이들 앞에서 욕설을 하지 않으면 왕따를 시킬 거래요. 왕따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지요?”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았다. 사실 나도 어릴 때 수박서리를 한 적이 있다. 하굣길에 수박밭에 들어가서 주인 몰래 수박을 훔쳐 먹는 일, 말이다.
“너희가 하는 일은 나쁜 일이니까 난 수박서리 하지 않을 거야.”

나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이랬다.
“옳고 그름에 민감한 아이로 키우도록 해야 돼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원하는 것을 구하지 못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요. 왜냐하면 자신의 가치를 위해서 살아가니까 말이지요. 가치가 모여 철학을 이루지요. 행동과 생각의 틀이 마련된다는 거예요. 그런 아이는 어려움을 극복할 거예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도 알게 되지요. 그렇지 못하면 실패를 극복할 수 없어요. 자신과 관계되는 것들을 존경하고 사랑할 줄도 몰라요. 왕따와 욕설 둘 중 옳음을 선택하도록 해야지요. 선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민하도록 말예요. 옳음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을 가르쳐주세요.”

우리 주변 자녀로부터 패륜을 받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실패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결혼생활을 극복하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은 얼마나 많은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 모두는 어렸을 때부터 결과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교육 때문에 생긴 일이다. 느리게 가도 옳음을 고민하는 자녀로 만들자. 그것이 행복교육이고 가치관 교육이 아닌가? 가치관 교육은 신념을 만들어준다.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하는 용기를 만들어준다.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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