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근무지 정 붙이는 한가지 방법

2014.03.10 13:41:00

근무지가 바뀌었다. 그것도 수원에서 의정부로 원거리다. 통근이 가능하지만 무리가 따른다. 어떻게 할까? 새로운 근무지에 정을 붙여야 한다. 그래서 관사를 신청했다. 희망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원거리, 교육경력이 기준이라고 한다. 원룸 관사에 들어갔다. 

자, 이제 고향 생각이나 집 생각은 잠시 접고 이 곳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이 직장이 내 직장이고 이 고장이 내 고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거리가 낯설다고 여기 사람들을 모른다고 외로워할 필요가 없다. 그래 보았자 더 낯설어진다. 근무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사귀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가 실천하고 있는 낯선 곳에서 정 붙이기 방법 하나. 시청 문화관광체육과로 전화를 건다. 안내 지도를 요청한다. 바로 그 다음날 자료가 도착했다. 세 종류인데 의정부 가이드 북, 가이드 맵, 의정부시 소풍길 안내지도. 시청 직원은 새로 전입한 직원 숫자대로 보내왔다.


가이드 북에는 의정부시의 유래를 비롯해 1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2부는 산, 길, 공원 그리고 역사, 전통. 3부는 축제, 체험, 문화시설, 4부는 스포츠, 레저, 쇼핑, 일반정보가 나타나 있다.

가이드 맵은 지도이다. 앞면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의정부역, 부대찌개 거리, 제일시장, 행복로, 녹색거리, 로데오 거리, 수산시장과 청과물 시장이 찾아가기 쉽게 그려져 있다. 뒷면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것처럼 의정부시 전체가 도로, 하천, 주요 지형지물이 나타나 있다.

소풍길 안내 지도에서 '소풍'은 의정부 대표시인 천상병의 '귀천'에서 유래한 것이다. 앞면은 종합안내도가 항공사진처럼 나타나 있다. 뒷면은 명상의 길, 하늘 전망대길, 불로장생길 등 대구간 6개 코스가 나타나 있고 행복길, 쌍둥이길, 맑은물길 등 소구간 3개가 나타나 있다.

이 세가지만 있으면 의정부 어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겠다. 의정부에 대하여 모르는 것도 제대로 알 수 있다. 도시 이름이 왜 의정부인지, 의정부역앞에 태조 이성계 동상이 왜 있는지, 이 곳의 부대찌개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다. 중랑천의 물줄기, 수락산, 원도봉산의 위치를 비롯해 동서남북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번 외지 근무가 두번째다. 1980년대 중반 남양주 00중학교, 어렵지만 수원에서 통근을 했다. 출퇴근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가까이 홍유릉이 있었지만 그 지역사회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학교 추억만 남았지 그 고장 추억은 남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곳 의정부, 남양주보다 더 멀다. 자가용 이용 출퇴근이 가능하지만 마음 편하게 근무하고 싶다. 그래서 관사에 입주한 것이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정이 들려면 그 고장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계 근무지 변경이 있는 3월, 새근무지가 낯설기만 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정이 들기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좀 더 능동적,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필자처럼 '제2의 고향' 알기에 적극 나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자체에서는 전입자가 요구하기 전에 이 같은 자료를 보내 주는 것도 앞서가는 행정이리라.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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