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주위를 맴돌며 학교 성적, 대학진학, 심지어는 취직까지 간섭하며 과잉보호를 일삼는 부모를 말한다. 일본의 경우 아들에 붙어 다니는 엄마가 많은데 이를 캡슐모자라고 한다. 헬리콥터 부모라는 말은 2001년 미국의 가족치료 전문가 웬디 모글이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발달 장애가 중산층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원인이 된다는 책을 발간하면서 알려진 말로 자녀 주위를 맴돌며 과잉보호를 일삼는 부모를 칭하는 말이다.
독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책이 출간되었는데 제목은 ‘헬리콥터 부모’, 저자는 독일의 한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인 요세프 크라우스 씨이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본 경험을 토대로 헬리콥터 부모의 특징을 소개했다. 책에 소개한 헬리콥터 부모 에피소드는 다양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단어가 너무 많다고 항의하는 부모들이 있고 아이의 자리 배치에 불만을 품고 교사에게 전화를 거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소시지 빵 안에 셀러드 한 장이 빠졌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성적 불만 때문에 교장에게 이메일로 항의하는 부모, 수업시간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을 갈취라고 교장실로 전화하는 부모, 말썽꾸러기 아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교사를 탓하는 부모, 전자파가 걱정된다고 전기기술자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 등 다양하다.
크라우스 교장에 따르면 이러한 부모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교육수준이 높은 계층에 속하는 부모들로 자녀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자녀 양육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이기 때문에 성적향상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의 양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고 사회성도 결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헬리콥터 부모 밑에 자란 아이는 겁도 많고 도전의식도 결여되어 사회에 나가면 실패와 좌절을 겪게 되고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크라우스 교장은 자녀 교육에 조바심을 내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교육은 경제개발 계획처럼 계획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유머와 여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지 말고 아이와 부모 관계가 친구 관계가 아닌 어느 정도 권위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책을 많이 읽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