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 이렇게

2014.03.27 18:20:00

학부모 상담 시절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새 학급과 새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1년을 맡길 우리 아이 선생님의 교육관은 어떤지, 내 아이를 위해 이 말은 드려야 하는데, 기대와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담임선생님의 입장에서 수업을 마친 다음 연달아 찾아오는 학부모에게 기대를 충족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을 경우 하루에도 5,6명의 학부모를 만나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부모와 상담을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된다는 선생님도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상담은 학부모와 선생님을 우호적 교육 동반자로 만들 수 있으며 신뢰를 쌓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 상담이 될까?

먼저 상담의 시기를 한 주 단위로 몰아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담의 시기를 한 주로만 하면 신청자가 몰려 선생님의 피로도 가중되어 밀도 높은 말을 나누기 어렵다. 그럴 경우 학교에서 정한 상담 주간을 피해서 찾아오는 학부모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전화 등을 통해 학부모 상담을 개방하고 시기를 배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몰려오는 학부모를 위해 상담시기에 몰려 기다리는 학부모를 위한 학급 운영 계획, 담임선생님의 교육 철학 등이 담신 글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또한 담임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기재하는 종이를 나누어 주어 대기 시간에 적도록 하는 것도 좋다. 그래야 학부모들도 선생님에게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생각하게 되고 반복하는 말을 줄여 밀도 있는 상담으로 이끌 수 있다.

상담 대기 학부모에게 내 놓을 종이에 들어갈 정보는 다음과 같은 것이 좋을 것 같다. ▲담임선생님의 교육관이 들어있는 학급 운영 계획 ▲학교 행사, 학급 행사, 지킬 일, 협조 사항 ▲아이가 다니는 학원의 종류, 다니는 이유 ▲아이가 잘 하는 과목, 아이가 힘들어하는 과목 ▲아이가 잘 하는 특기, 아이의 장래 희망 ▲형제 관계, 가족끼리 하는 문화, 아이의 성격과 버릇 ▲교우관계에서 불편한 사이의 친구, 친한 친구

상담 시 학부모에게 배부하는 종이는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는 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으며 학부모 교육 자료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담임선생님을 이해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상담을 할 때는 복장이나 두발 등도 신경 써야 한다.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의 결과는 기록을 해 두어야 한다. 기록하기 어려우면 먼저 녹음을 해두고 나중에 정리하는 것이 좋다. 상담을 하기 전 선생님과 마주보는 의자, 필기도구, 아이에 대한 사전 조사 기록물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상담 시 말하는 것보다 경청하는 시간이 두 배 정도 많아야 한다. 하지만 말 수가 적은 학부모에게는 말할 거리를 준비하여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교사의 언어는 분명하고 알맞은 목소리가 좋다.

상담의 과정을 잘 진행하기 위해 때로는 ‘그렇군요.’, ‘맞아요.’, ‘저라도 그럴 거예요.’, ‘그럼요. 아이 키우기, 정답이 있나요?’ 등 공감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하자. 경청을 할 때도 눈빛을 마주해야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

상담은 힘든 일이다. 아무리 장황한 이야기라도 자르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주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중간에 핵심이 되는 사항을 되짚어 이해를 돕도록 해야 한다.
상담의 언어는 쉬운 말이 좋으며 대답하기 어려운 말은 ‘좋은 의견인데요. 좀 더 생각해봅시다. 노력해봅시다.’ 와 같이 즉각적인 대답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상담의 결과를 기록한다는 것은 아이에 대한 교육적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이다. 또한 다음 상담 시 활용할 수 있다.

몇 달 뒤 학부모를 만났을 때 ‘지난번에 뭐라고 하셨지요?’ 하는 식으로 다시 묻는 선생님과 ‘지난번에 00라고 해셨지요? 요즈음은 00를 잘 하나요?’ 등과 같이 이야기를 꺼내는 선생님을 비교해보아라. 상담 기록은 학부모에게 내 아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선생님, 내 아이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선생님이라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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