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잘하는 교사는 상타면 안되나

2014.04.08 13:37:00

전국노래자랑에서 본선에 오르면 교육부 장관상을 준다고 하는데, 이것을 문제삼는 언론이 있어 황당하다. 그것도 논란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기사가 예상을 가지고 쓰는 것인지 궁금하다. 일부 교사들이 거부감을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학교현장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흔하지 않을 것이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전국노래자랑을 개최하고 그 대회에서 본선에 오르면 상을 준다는데, 주는 상을 못주게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연구실적 쌓기 위해 노력하면 교육을 위해서 노력하는 훌륭한 교사라고 하지 않는다. 오로지 승진만을 위한 수단이라고 비난한다. 연구대회에서 상을 타도 학교에서 전수식을 갖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학교 분위기가 영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다른 교사들이 하면 그것을 축하해 주어야 하는데, 비난의 눈길을 보낸다. 나도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기사에서 교육부장관상을 타면 승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 장관상이 있으면 승진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은 적이 없다. 징계를 감경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징계 감경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분야에서 실적이 있으면 상을 받는데, 그 중 하나가 노래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나. 테니스 잘 치고 배구 잘하면 상을 타지 않나. 심지어는 학생이 잘했는데, 지도교사도 상을 타는 경우도 있지 않나. 지도교사가 실제로 잘 지도했는지 확인하는 것 봤나. 이름만 올려도 상을 타게 된다. 노래 잘해서 상을 타는 것이 그보다 못한 것이 무엇인가.

학교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교육부장관상, 교육감상을 추천할때 추천 기준에 맞게 추천하나. 물론 명확하게 따져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학교마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추천을 한다. 그렇게 해서 상을 받으면 그 상은 의미가 없는 상인가.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결과로 상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되는지 궁금하다. 노래 잘해서 상을 받으면 그 교사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까 안될까. 당연히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 왜? 노래를 잘했으니 상을 받았다고 자랑할 만 하다. 

주는 상을 문제삼는 것은 같은 교사로서 이해하기 어렵다. 잘해서 상을 받았는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을 기사로 쓸 만큼의 이슈가 되는지도 궁금하다. 다만 상이라는 것이 매우 소중한 것이므로, 가급적 수상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를 한다. 그러나 상을 주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상을 타면 기분이 좋은데, 그것이 사기진작에 도움이 안된다니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된다.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하는 교사들 모두가 교육부 장관상을 타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하여 노래실력을 뽐내보고 싶어서 참가하는 것이다. 학교수업을 고려하여 예심, 본심을 모두 일요일에 실시한다. 전국노래자랑이 일요일에 예심하고 일요일에 본선대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교사들이기에 배려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본다.

교사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을 교사들이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에게 뭔가 이벤트를 열어 사기를 높이고자 기획했을 것이다. 모든 교사들이 사기가 진작되면 좋겠지만 일부 교사들 만이라도 사기가 진작된다면 그것은 좋은 의미가 된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문제삼을 일은 아닐 것이다. 이미 참가 신청을 한 교사들이 그 기사를 봤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신나게 노래 부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마치 교육부 장관상을 받기 위해 참가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 할때도 잘하는 사람들에게 박수치고 칭찬하지 않나. 100점 받으면 만원씩 내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할때 만원 낸다고 기분 나빠하는 교사들 보았나.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굳이 교육부 장관상과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스승의 날에 교사들 스스로 자축하고 즐기는 분위기가 되면 그만인 것이다.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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