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식탁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2014.04.30 14:16:00

요즘 아파트는 부엌은 있지만 가정에서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집이 줄어들고 있다. 가족 식탁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 홀로 사는 따로 가족의 증가 등으로 부엌을 필요 없게 만들고 있다. 이러다 보면 부엌이라는 공간이 우리 사회에 없어질 날도 조만간 찾아 올 것이다. 가정에서 함께하는 식탁문화가 사라지면 어떤 날이 될까? 그것은 건강한 가정이 줄어든다는 것과 같다.

예전에는 가정이 교육의 시작이었다. 우리 문화의 뿌리였다. 밥상머리 교육이 그렇고 어른의 훈계가 그랬다. 행실이 바르지 못한 아이를 본 데 없이 자란 자식이라고 꾸짖기도 했다. 요즘 남의 자식 훈계하다가 봉변당한 어른이 한둘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달랐다. 인륜을 저버린 자식이 생기면 마을 어른들이 나서서 훈계하고 듣지 않으면 추방을 시키기도 했다. 내 어릴 때 살던 마을이 그랬다. 그때 동네에 말 듣지 않는 청년이 있었다. 그 청년은 유난히 거칠고 힘이 넘쳤다. 부모는 연로하지만 워낙 커버린 자식을 대항할 힘도 없었다.하지만 마을 어른들이 나서서 혼내는 모습을 보았다. 마을에서 추방하지는 않았지만 어른들의 단합된 힘으로 삐뚤어진 행실을 바로 잡은 것이다.

당시 마을 사람들의 식사는 대부분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밥상머리는 부모와 형제가 만나는 장소였다. 나는 항상 어른이 먼저 숟가락을 드시는 것을 확인하고는 밥을 먹었다. 부모님에 바쁠 때에는 ‘먼저 먹어라.’ 말이 떨어져야 먹었다. 고기반찬이 있을 때에는 어른이 수저가 먼저 가야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너무 많이 먹으면 나중에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눈치도 없이 다 먹으면 어떻게 하니?”

언젠가 본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벌린다는 기사가 생각난다. 세상 많이 변했다. 몇 해 전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아침밥 결식률 통계를 살펴보니 12-18세의 결식률이 30%, 19-29세의 결식률이 37%, 30-49세의 결식률이 24.5%에 이른다고 했다. 통계의 결과는 우리나라 가정의 식탁문화가 사라지는 속도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서의 식탁 문화는 가족 공동체를 만드는 밥상머리 교육의 장이고 가족 관계의 시작이다. 이것이 사라져가는 것이다.

공부하는 아이, 직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우리나라 기둥이 아침밥 먹기를 않고 있다. 우리 아이, 스승 존경과 부모 존경이 사라지고 고마워할 줄 모르고 행복을 느낄 줄 모르는 것은 밥상머리를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김완기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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