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일 맞아 학도병을 생각하며

2014.06.23 09:04:00

오는 6월 25일은 6·25 전쟁 제64주년 기념일이다. 6·25에 대한 명칭도 그 동안 다양했다. 6·25 동란, 6·25 사변, 한국전쟁, 한국동란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었다. 명칭에 혼란이 있었던 것이다. 정부에서 정한 각종 기념일을 보면 공식 명칭이 '6·25 전쟁일'이다.

6·25 학도병이란 누구인가? 6·25 전쟁 때 학업을 중단하고 자진하여 참전한 병사다. 의용병, 학도의용병이라고도 한다. 6·25가 발발해 북한군이 물밀듯 남침해 조국이 풍전등화에 놓이자 젊은 학생들이 분연히 일어난 것이다. 1차로 서울 용산고에 모여 '학도의용군'을 조직해 참전했다.

이어 피난길에 나선 서울 시내 학도호국단 간부 간부 200여명이 수원에 모여 '비상학도대'를 조직했다. 이어 후퇴를 거듭하여 7월 1일 대전에 내려온 피난 학도들과 현지 학도들이 다시 '대한 학도의용대'를 스스로 조직했다. 중학생에서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학도병은 전쟁 전 기간을 통하여 2만 7700명에 이르렀고, 후방 또는 수복지역에서 선무활동에 참여한 학생은 20만명이나 되었다는 기록이다.

그밖에 많은 여학생들이 간호병으로 활동하였다. 학도병들은 정규장비와 보급도 없이 '군번없는 병사'로서 전투에 참가했는데, 특히 대구로 내려간 학도병들은 마지막 보루였던 낙동강 방어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경북 포항의 '학도의용군전승기념관'에 당시의 생생한 전투 장면이 재연되어 있다.

다른 곳에는 현충시설로 탑이나 비가 설치되어 있는데 수원에는 6.25 학도병 참전기념상이 있다. 장소는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로 13. 수원농업생명과학고등학교 교정에 있다. 이 학교는 1936년 7월 1일 수원공립농업학교로 개교한 학교다. 수원시민들은 이 학교를 수원농고라고 부른다. 


수원농고 정문 옆에 있는 이 기념상의 특징은 한 학생이 호랑이를 춤고 있다. 그리고 기념상 앞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당시의 학도병이 나라를 위해 어떤 생각으로 참전하였으며 희생하였는지 잘 전하고 있다. 수원시민들 중에 이 기념상이 무엇인지 왜 이 곳에 있는 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의 경우, 수원교육지원청 출장 차 여러번 들린 적은 있으나 기념상을 찬찬히 살펴 본 적이 없다. 이 기념상은 수원농생명고등학교 출신 참전학도병을 추모하고 있다. 즉, 모교 출신으로 6.25에 참전하여 전사 및 생존하신 선배들의 희생정신과 호국정신을 기리고, 그 정신을 후배들에 전하고자 기념상을 세운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이상에 따라 결정된다. 민족상잔의 아픔인 6·25전쟁 50주년에 즈음하여 학도병의 몸으로 참전하여 전사하신 아름다운 영혼의 거룩한 희생정신과 생존하시는 서른여덟 분의 호국정신을 여기에 새긴다...<중략>... 모든 사람은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그러나 용기 있는 사람은 생명보다 명예를 더 중요시한다. 광교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선배들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우리 삶의 귀감을 삼자."

올해 6·25를 맞이 하면서 기록에 남아 전하는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이근우 학도병의 일기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 지 모릅니다. 저는 많은 적들이 그냥 물러 갈 것 같지는 않으니깐 말입니다. 어머니, 죽음이 무서운게 아니라, 어머님도 형제들도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것입니다."

하나 뿐인 소중한 생명을 조국을 위해 바친 학도병. 말이 어린 학생이지 조국을 위한 헌신은 어른 못지 않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6.25전쟁일에 즈음하여 한 번 쯤 현충시설을 참배하는 것도 뜻 있는 일이라고 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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