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린다. 운동장에는 원어민 선생님 혼자서 달리고 또 달린다. 산에는 새소리가 들리고 비를 담뿍 품은 잎들은 더욱 푸르기만 하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음악소리를 듣고 단잠을 깨우고 있다. 여름철 아침 바람은 선선하기만 하다. 멀리는 안개가 자욱하여 신비를 이루고 있고 동대산은 엷은 안개가 감싸고 있다. 이런 아침이 자주 있으면 좋겠다.
학생들은 시험을 위해 준비를 하고 또 준비한다. 식당에 가보니 많은 학생들이 눈은 책으로 가고 밥으로 입으로 들어간다. 학생들에게 금과 같은 시간이다. 이런 진귀한 모습들을 보면 함께 시간의 귀함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서 후회가 없으면 좋겠고 선생님들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역지사지의 입장에 서서 선생님의 잘못으로 학생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시험관리, 채점 등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진심 하 제 15장을 보면 ‘聖人은 百世의 스승’이라고 하였다.(聖人百世之師也, 성인백세지사야) 맹자의 말씀이다.
孟子께서 말씀하셨다. 聖人은 백세百世의 스승이다. 백이伯夷와 유하혜柳下惠가 그러하다. 그러므로 백이伯夷의 기풍을 들은 사람은 탐욕스런 사나이도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나이도 뜻을 세우게 된다. 유하혜柳下惠의 기풍을 들은 사람은 박한 사람(薄夫:박부)도 도타워지고, 비루한 사나이(鄙夫:비부)도 너그러워진다.
百世 이전에 분발해서 일어났던 사실이 百世 이후에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하니, 聖人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하물며 가까이에서 직접 배운 사람에 있어서랴!
백이伯夷가 성인이다. 백이伯夷의 기풍을 들은 사람은 탐욕스런 사나이도 청렴해진다. 나약한 사람도 뜻을 세우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백이伯夷처럼 성인 같은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탐욕스런 학생들이 청렴해지도록 하는 선생님은 얼마나 귀한 선생님인가? 학생들이 장차 이 나라의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할 것인데 이들이 청렴해지지 않으면 이 나라의 장래는 희망이 없다. 맑고 밝고 깨끗한 이가 많이 나오면 나라의 장래가 희망차다.
학생들 중에는 뜻이 없는 나약한 이가 많다. 이들에게 뜻을 세우게 하고 강한 자로 성장하게 하는 이는 성인 같은 선생님밖에 없다. 그 누구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생님은 존경받을 자이고 영원한 스승이 되는 것이다.
유하혜柳下惠도 성인이다. 유하혜柳下惠의 기풍을 들은 사람은 박한 사람도 도타워지고 비루한 사나이도 너그러워진다. 유하혜柳下惠처럼 성인 같은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은 각박한 이라도 후하여지고 비열한 이라도 느긋해진다. 각박한 세상에 각박한 사람이 없어지고 비열한 사람이 없어지면 살맛이 날 것 아니겠는가?
백이伯夷, 유하혜柳下惠처럼 성인 같은 선생님은 백년 천년이 지나도 그 이름은 없어지지 않는다. 영원히 빛난다. 그들의 기풍은 현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사람됨은 지금도 감동을 주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완고한 자에게 겸허하게 하고 나약한 자에게 뜻을 세우게 하고 각박한 자를 후한 사람이 되게 하고 비열한 사람을 느긋하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켜주는 자야 말로 성인 같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