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11)

2014.07.07 13:38:00

오늘의 아침바람은 황금과 같다. 이렇게 신선한 바람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남극의 신사 펭귄처럼 매일 아침 노래하는 아름다운 새소리, 싱그러움과 향기를 더해주는 신록과 화초, 황금빛 우엉차의 향긋한 향기를 마시며 학생들과 함께 생활함이 행복이요, 즐거움이다.

책을 두 번 읽을 정도의 매력이 있는 책이면 대단한 책이다. 그 중의 하나가 도덕경이다. 한 번 읽고 또 읽게 되는 것은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배우며 생각하는 것은 위태로움에서 건져주고, 얻을 것을 얻게 하기에 틈틈이 다시 글을 읽고 명상에 젖으며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옮겨 보는 것은 나의 낙 중의 하나가 되었다.

성인은 도를 안다. 즉 길을 안다. 가야 할 길을 안다. 바른 길을 안다.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안다. 가야 할 길만 가고 가지 말아야 할 길은 가지 않는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길을 안다. 가야 할 길을 안다. 그 길만 갈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그 길을 가도록 이끈다. 선생님이 안내자라 하는 것은 바른 길을 가도록 이끄는 것이다.

성인은 사명을 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다. 오직 해야 할 일만 한다. 해야 할 일이 힘들어도 그 일만 한다. 그래서 특별한 이름은 붙여주었다. ‘성인, 聖人’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무게나 성인이라 불러주지 않는다.

성인 같은 선생님에게도 사명이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명이 있다. 학생들을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사명이 있다. 학생들을 차세대의 지도자로, 인재로 양성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위해 매일 같이 땀을 흘린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명칭을 붙여주었다.

이름이 있는 자는 가치 있는 자다. 귀한 자다. 의미 있는 자다. 이름이 없으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름이 부여된 우리 선생님은 행복자다. 도덕경 1장에는 ‘이름이 있는 자를 만물의 어머니’라고 하였다. (有名, 萬物之母)

선생님의 이름, 그 고귀한 이름을 우리는 가졌다.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해 사명을 부여받았다. 그 사명은 자연과 같다. 자연은 오직 만물을 잘 자라게 할 뿐 다른 욕심이 없다. 선생님의 사명은 학생들이 잘 성장하게 하는 것밖에 다른 욕심이 없다.

성인(聖人)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추한 것이기 때문이다. 추한 것은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다. 산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산은 가까이에 가서 보아도 아름답고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지닌 비결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 그대로의 미가 참 미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보다 꾸민 아름다움에 더 관심이 많다. 자신을 꾸미기에 바쁘다. 아침 출근하는 선생님에게는 꾸미는 것 때문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자연이 주는 미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보이는 미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적인 미도 참 중요하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오래간다. 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이런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성인(聖人)은 외모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내적인 면에 더 관심을 둔다. 나는 어떤가? 외모도 내면도 다 아름다우면 금상첨화다.

성인은 착한 것을 좋아한다. 착하지 않은 것을 볼 때 마음이 상하기 때문이다. 착하지 않은 사람이 많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움보다 해로움을 더 많이 가져준다. 자연처럼 늘 착한 성품을 지니면 성인과 같은 선생님이 되겠다.

성인은 조화를 좋아한다. 소리는 여러 가지가 어울려야 조화를 이룬다.(音聲相和) 하모니를 만들어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기쁘게 한다. 사람의 굳은 마음을 녹이고 닫친 문을 열어준다. 사람은 천차만별이다.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다. 한 뱃속에 난 형제자매도 다 다르다. 이들에게는 조화가 없으면 화목을 이룰 수 없다. 조화가 없으면 가정에 평안이 있을 수 없다.

공동체에서도 조화는 꼭 필요하다. 내가 조화를 이루는 주역이 되든, 내가 조화의 조역이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룸에 쓰임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는 조화에 쓰임이 되는가?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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