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는데

2014.07.15 13:57:00

사람마다 습관이 있다.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다. 습관이란 몸에 밴 것을 이야기 한다. 이 습관에 따라 운명이 좌우 되기도 한다.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우린 선내 안내 방송을 믿고 따랐다. 또 그렇게 교육을 받아 왔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른들 잘못이지만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이제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내 생명에 관한 것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내가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처음 타 보는 여객선이나 비행기는 돌아다녀 보고 그 구조를 익혀야 한다. 위기에 처했을 때 탈출통로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나에게도 습관이 있다. 때론 좋기도 하지만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관사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필자, 어느 날 냉장고 서랍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반찬거리로 아내가 챙겨준 양파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심지어 멸치볶음도 부패되어 있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본다. 집을 비운 날짜가 많았고 자연히 식사를 집에서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냉장고를 멀리한 것이다. 습관도 영향을 미쳤다. 내 머릿속에는 쓸데없이 냉장고문을 여닫으면 전기가 소모된다는 생각이 굳어져 있다. 가끔씩 열어보아 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하루 정해진 세 끼만 먹지 간식을 즐기지 않는 습관이 있다. 그 덕분일까 체중이 일정하다. 총각 때의 체중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결혼 전 입던 옷이 지금도 맞는다. 똥배가 없고 아랫배가 밋밋하다. 군더더기 비게살이 없다. 어렸을 땐 배나온 사람을 보고 배사장이라고 불렀다. 지금 배 나온 사람은 자기 몸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하루 세 끼 식사에 문제가 생겼다. 진도 팽목항 지원 근무를 무려 32일간 하였다. 아침 7시 출근 밤 11시 귀가(하루 16시간 근무)를 하다보니 체력에 무리가 왔다. 종종 간식을 먹어야 하는데 습관이 되어서 먹지 않았다. 그 영향이었는지 체중이 확 줄었다. 에너지 소모는 많은데 에너지 보충이 적었나 보다.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지나치게 피곤하면 때론 오수도 즐겨야 하는데 요령을 필 줄 모른다. 그저 성실하게 근무하는 것이 공직자의 바른 자세로 알았다. 이것이 습관화 되었다. 몸이 건강해야 공직 수행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명감도 정도껏 가져야지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체중이 평소보다 8kg이나 줄어들어 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있음을 알았다. 주위에서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수척해졌다고 한다. 7월 초 정밀검진을 받았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다발성 갑상선으로 판명되었다. 50대 후반까지 아픈 줄 모르고 살았는데 이것은 하나의 작은 충격이다.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니 삶을 다시 생각해 본다. 영전과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집 가까이에서 아내와 같이 식사를 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작은 행복이라고 본다. 건강이 유지되어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도 한다. 건강해야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도 유지된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한다. 근검 절약 성실 등을 모토로 살아 온 인생이다. 외도를 모르고 교육 한 길만 걸었다. 그러나 나에게 찾아 온 것은 무엇인가? 냉장고에 있는 아내가 챙겨준 반찬통을 모두 꺼냈다. 음식이 상했다고 여겨지는 것은 모두 버렸다.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때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좋은 습관, 나쁜 습관 스스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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