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24)

2014.08.12 13:11:00

태풍이 큰 피해없이 잘 지나갔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제 태풍이 없으면 좋겠다. 이상한 전염병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데 이 병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나라 안팎이 평온하면 더욱 좋겠다. 오랜만에 구름 사이 보이는 푸른 하늘이 더 예쁘게 보인다. 젊으나 늙으나 푸른 하늘과 같이 언제나 푸른 꿈이 있으면 좋겠다.

성인은 욕심을 버렸다. 명예에 대한 욕심, 권력에 대한 욕심,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살았다. 자전거의 바퀴는 여러 개의 바퀴살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개의 바퀴살에는 빈 공간이 참 많다. 그래야 바퀴가 튼튼하고 제 구실을 다한다. 그래서 성인은 언제나 꽉 찬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즉 욕심을 버렸다. 욕심이 가득차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면 사망을 낳는다.

<프랑스의 부자가 있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지하실을 파고 황금을 감추어 두고는 날마다 몰래 그 지하실에 내려가 황금을 어루만졌다. 그러던 어느날 실종을 당했다. 가족과 사람들은 그를 찾기 위해 신문광고를 내고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고 결국 그 집은 다른 사람에게 파리고 말았다. 그런데 새 주인이 우연히 지하실 비밀문을 발견했다. 그 속에 들어가니 실종됐던 옛 주인인 황금을 두 손으로 움켜잡은 채 죽어 있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지하실에서 굶어 죽었다.>

욕심을 채우면 결국 망한다. 그래서 성인은 늘 비우기를 좋아했다. 비움의 효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집을 짓고 문과 창을 내고 방을 만들었다. 방이 방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었 던 것은 빈 공간이 있었기 때문이다.(鑿戶牖以爲室, 當其無有室之用 착호유이위실, 당기무유실지용)

토기장이가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그릇은 무엇을 담을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어 놓는다. 그래야 그릇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다.(埏埴以爲器, 當其無有器之用 연식이위기, 당기무유기지용)

성인은 총애(寵愛) 즉 남달리 귀여움을 받고 사랑을 받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놀라워했다. 치욕을 당한 것처럼 말이다.(寵辱若驚 총욕약경) 총애를 받으면 다른 사람들의 시기를 받게 된다. 시기, 질투, 미움, 다툼의 씨앗이 된다. 같은 형제들 중에서 부모님은 자식 중 특히 사랑하는 자식이 있다. 편애한다. 그러면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인 사람이 성경에 나오는 요셉이다. 부모님의 특별한 사랑 때문에 형제들로부터 미움을 받았고 버림을 받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특별히 끌리는 사람이 있어 사랑을 남달리 하고 많이 귀여워한다. 나도 그렇다. 별 수 없는 인간이다. 하지만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에 학부모님들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이 치욕을 당하면 얼마나 당황하나? 감정조절이 안 된다. 총애를 받는다는 것이 그것까지야 되겠나마는 그만큼 득도 있지만 실이 더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성인은 큰 걱정거리와 우환을 소중하게 여겼다.(貴大患若身 귀대환약신) 큰 걱정거리가 있고 우환이 닥쳤는데 그것을 어찌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겠나? 이게 성인과 보통 사람과의 차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몸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긴다.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처럼 큰 걱정거리, 우환이 생기면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은 우환이 내게 큰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고 조심을 하게 된다. 사고가 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불안해 떤다. 한편으로 왜 사고가 났는지 생각해 보고 고칠 것을 고치려고 애쓴다. 조심하기도 한다. 신중을 기한다. 우환을 소중하게 여기면 자신에게 유익이 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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