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27)

2014.08.21 19:35:00

늦은 장마가 계속 된다. 끝날 줄 모른다. 내일, 모레까지 200mm의 비가 더 내린다고 한다. 이제 비는 그만 와야 할 텐데. 하늘에는 비를 머금은 구름이 온천지를 덮고 있고 곧 토해낼 것만 같다. 하지만 가을을 알리는 풀벌레소리는 요란하다.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하늘에는 비에 젖은 새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희망을 있음을 알리고 있다. 절망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잘 개척해나가는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많은 희망과 도전을 준다.

학생들은 운동장을 돌기고 하고 공을 차기도 한다. 건강의 의미를 아는 이들이다. 체덕지다. 체력이 가장 먼저다. 건강이 제일임을 아는 이들이다. 참 지혜로운 학생들이다.

성인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잠잠하다. 입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삼 년을 날지 않고 울지 않다’는 말이 있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은 즉위하고 3년 도안 정무를 보지 않고 향락의 나날을 보냈다. 신하가 ‘언덕에 새가 있는데 3년을 날지 않고 울지 않으니, 어떤 새이겠습니까’라고 완곡하게 타이르자, 장왕은 ‘3년을 날지 않았으니 날면 하늘로 치솟을 터이고, 3년을 울지 않았으니 울면 사람을 놀라게 만들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잠잠하게 있는 모양을 ‘울지 않고 날지 않는다’고 말한다. 필요할 때 말하지 쓸데없이 말을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그러하다. 선생님은 말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필요 없는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피곤이 겹치게 된다. 말을 아껴야 하고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평소에 말을 아끼다가 필요할 때 말을 하면 그 영향력은 배가 된다. 학생들에게 큰 유익이 된다.

성인은 계군일학이다. 위말의 죽림칠현의 한 명이었던 계강의 아들 계소를 평한 말이다. ‘뛰어난 모습이 야학이 계군에 있는 것과 같다’는 말에서 나왔다. ‘높고 뛰어나, 야생의 학이 닭 무리 속에 있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즉 계소의 월등하게 단아하고 아름다운 풍모를 절찬한 말이다.

성인은 바라볼 때마다 항상 멋지다. 외모가 단아하고 아름답다. 비싼 장식걸이를 해서가 아니다. 풍모가 높고 뛰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본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풍모가 어느 누구보다 단아하고 아름답다. 수수하면서도 언제나 빛이 난다. 그러니 학생들은 선생님을 동일시 대상으로 삼는다. 선생님과 같은 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슴에 품는다. 높고 뛰어난 선생님의 외모를 보고 학생들도 배운다.

성인은 언제나 바르다. ‘윗들보가 바르지 않으면 아랫들보가 구부러진다.’ 성인과 같은 자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바른 자세를 갖도록 만든다. 위에 선 지도자가 바르지 않으면, 그를 따르는 아랫사람이 타락한다. 위가 바르지 않으면 아래가 뒤죽박죽이다.

성인 같은 선생님의 자세는 언제나 바르다. 선생님이 바른 생각,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하니 학생들도 선생님을 닮아 바른 생각,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방향이 참 중요하다. 바른 길을 가도록 이끄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사명이다. 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면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 속도 좋아하다가는 큰일난다. 사고가 나기도 하고 피해를 주기도 하고 잘못하면 생명까지 잃는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아무리 속도를 내어도 헛수고다. 간 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유턴을 하든지 좌회전, 우회전해서 다시 돌아와야 한다. 방향이 바르면 느려보여도 그게 빠른 길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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