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자율시간제 도입해야

2014.11.14 11:49:00

수능 한파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영하 2도까지 내려갔다. 낙엽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떨어졌다. 수험생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시험점수가 떨어져 마음도 몸도 많이 내려앉아 있겠고 거기에다 마음을 졸이던 부모님과 가족들은 마음이 더욱 얼어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이가 바로 학교 선생님이다. 특히 담임선생님이다. 고3학생들은 수능시험이 끝나고 나면 모든 것이 풀어진다. 통제불능이다. 규칙이 무너진다. 습관이 깨진다. 생각도 풀어진다. 학교도 제대로 오지 않는다. 지각도 많이 한다. 결석도 많이 한다. 조퇴도 많이 한다. 정상수업은 기대할 수가 없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시험에 대한 이야기, 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교장선생님은 정상수업을 하라고 한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라고 한다. 생활지도를 더욱 강화하라고 한다. 교육청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지 점검하기도 한다. 이럴 때 고3 담임선생님과 교과선생님은 정말 진땀을 흘린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많은 시간들을 낭비하는 기간이다. 교육청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라고만 하지 말고 탄력적인 시간운영, 교과운영을 할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에게 재량권을 주면 어떨까 싶다.

학생들 중에는 논술준비를 위해 학원을 가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고 예체능 준비를 위해 학원에 가야 한다는 학생들도 있다. 어떤 이들은 수시에 합격했다고 체험활동을 해외에 떠나야겠다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이들을 무조건 막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규정대로 따라라 하면서 억누를 것이 아니라 교장선생님의 판단하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는 탄력적 시간운영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자율학기제를 시행하듯이 자율시간제를 도입해서 수능이후 수험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학교에 위임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학교에 나오는 학생보다 나오지 않는 학생도 많고 학교에 나와도 집에 일찍 가는 이도 있고 수시의 시험을 위해 학교를 비우는 이도 많다. 이런 다양한 학생들이 있는데 일률적으로 학교에서 지금 하던 대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철저한 생활지도 등의 지시로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되지 않는다.

이맘때면 교장,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고3부장선생님, 고3담임선생님과 교과선생님은 마음이 한 짐을 진 듯 부담으로 꽉 차 있게 된다. 교육청에도 담당장학사나 장학관, 관계되는 분들은 걱정으로 가득찬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는 때다. 창의적 사고로 지금까지의 수능 이후의 교육과정 운의 틀을 과감히 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서 많은 시간들을 낭비하지 않도록 애를 써야 할 것이다.

교육 당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능 이후의 교육과정 운영을 지금처럼 그대로 할 것인지 과감하게 탄력적 운영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할 것인지의 검토와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수능 이후의 귀중한 시간들을 낭비하지 않고 잘 운영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각 학교와 학부모님들로부터도 여론수렴을 하여 좋은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고3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일선 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힘들다.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 효과를 얻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 새로운 수능 이후의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좋은 방안이 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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