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같은 선생님

2014.11.20 14:09:00

가을의 마지막 때다. 이때가 되면 가장 머리에 떠오르는 이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바로 농부다. 지금 농부들은 엄청 행복에 젖어 있다. 땀의 수고를 맛보고 있다. 풍성함을 누리고 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월만 지나서 이런 만족과 기쁨과 풍성함과 행복을 누릴까? 그렇지 않다. 이들에게는 남다른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땀이 있었고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대가로 얻는 것이다.

농부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순수함이다. 얼마나 순수하게 일하는지 모른다. 때가 되면 밭 갈고 씨 뿌리고 밭 매고 거름 주고 정성을 쏟고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이것저것 계산할 줄 모른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의 할 일이니까 무조건 한다. 어린애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농사에 임한다. 기쁨으로 한다. 머리도 복잡하지 않다. 단순하다.

우리 선생님들도 농부처럼 행복하다. 순수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계산이 없기에 머리도 복잡하지 않고 이득을 남겨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도 없다. 애들 공부시키고 일용양식 얻는 것으로 만족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한다. 복잡한 머리를 쓸 필요도 없다. 계산할 것도 없다.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다. 무슨 큰 유익을 얻으려고 기대할 필요도 없다.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하면 된다. 늘 기쁨으로 하고 하는 일에 만족하면 된다. 최선을 다하고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면 된다. 그것으로 보람을 누리면 된다. 올해 잘못한 것이 있으면 농부가 부족한 부분을 위해 내년을 대비하듯이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나서 아쉬운 것이 있으면 그것을 위해 대비하면 된다.

농부는 부지런하다. 눈만 뜨면 들에 나가고 밭에 가고 논에 가고 과수원에 간다. 매일 그렇게 한다. 따뜻해도 그렇게 하고 추워도 그렇게 한다. 비가 와도 그렇게 하고 바람이 불어도그렇게 한다. 새벽부터 그렇게 한다. 밤늦게까지 그렇게 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농부처럼 부지런하면 된다. 부지런히 교재연구하고 부지런히 학습자료 준비하고 부지런해 가르치고 부지런히 학생지도 하고 부지런히 진학지도 하고 부지런히 맡은 업무 잘 감당하고 부지런히 상담하고 부지런히 학급관리하고 부지런히 청소지도 하면 된다.그것으로 족하다.

농부는 정말 관심이 많다. 식물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관심을 많이 가진다. 정성을 쏟는다. 오직 농작물이 잘 자라는 데만 관심이 있다. 자식교육에 대한 관심도 없다. 집안에 대한 관심도 없다. 오직 밭, 들, 논, 과수원 등에만 관심이 있다. 내가 심은 식물에 관심이 있다. 잘 자라는지 자라지 않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어떻게 치료할지 이런 것에만 관심이 있다.

농부같은 선생님은 오직 학생에만 관심이 있다. 학생의 변화를 지켜본다. 적절한 지도를 한다.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기뻐한다. 반대로 가면 다시 지도를 해서 바른 길로 가도록 지도한다. 학생들이 반듯이 자라는 데만 관심이 있다. 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또 정성을 쏟는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바로 자라는데 관심이 있다. 학생이 새로 변하는 데 관심이 있다. 교육이 변화라는 것을 안다. 문제 학생을 만나면 기회인줄 안다. 그래서 기피하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가진다. 나름대로 지도방침을 세우고 꾸준히 지도한다.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본다. 학생들이 변화되고 새롭게 되는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은 흐뭇해한다. 피로가 싹 떠나간다. 입가에는 웃음꽃이 핀다. 얼굴은 기쁨으로 인해 밝아진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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