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생활 5단계 아세요?"

2015.01.05 12:46:00

교직 선배님들의 은퇴 후 생활이 궁금합니다

작년 12월 장모님이 뇌수술을 받았다. 안산 00병원의 중환자실을 찾았다. 면회 시간이 저녁 7시부터 30분 동안인데 자식과 손주들이 위문을 왔다. 병원 복도 의자를 우리 친척들이 꽉 채웠다. 면회는 한 번에 두 명만 가능하여 교대로 잠깐 얼굴을 뵐 수 있었다.

건강하셨던 장모님의 입원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이 치매에 걸린 장인 어른이다. 곁에서 지켜주던 간병인이 없어진 것이다. 임시로 손자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다. 노후에 질병이 찾아오면 치료비용이 부담이 크고 자식들은 마음고생이 심하다. 기간이 장기화되면 일상생활이 일탈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장인어른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였다. 호흡기 계통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두 분 모두 80대인지라 당연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만도 하지만 자식들은 그게 아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여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바라는 것이다. 또 그것이 인지상정이리라.

작년 이 맘 때만해도 두 분 모두 건강하시어 사위에게 세뱃돈 1만원을 주신 분들이다. 필자도 몇 년전까지 설이나 추석, 생신 때에는 그 분들께 용돈을 드린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분들이 집안 경제를 자식들에게 넘기고 점차 돈에 대한 관념이 없어졌다. 돈 관리가 아니 되므로 죄송스럽지만 지갑열기를 멈춘 것이다.


필자는 현재 공직에 있지만 은퇴 후 생활에 대비해야 한다. 퇴직 후에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면 이미 늦었다는 이야기다. 현직에 있으면서 퇴직 후 프로그램을 미리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은퇴 후 돈을 벌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윌빙도 중요하지만 웰다잉도 중요하다.

은퇴를 생각하다 보니 이른바 ‘5단계 은퇴생활기’가 떠오른다. 은퇴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5단계를 거친다는 것인데, ‘①활동기→②회고기→③부인의 남편 간병기→④부인 홀로 생존기→⑤부인 간병기가 바로 그것. 나도 이 과정을 거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을 미리 알고 시기에 맞추어 대비한다면 웰다잉이 된다고 본다.

은퇴생활 1막이 ‘활동기’인데 은퇴 직후부터 활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70대 중반까지를 말한다. 예컨대 60세를 은퇴 시점으로 보면 60세부터 약 75세까지가 활동기다. 이 시기에는 현역시절 미뤄왔던 국내외 여행이나 골프 등 취미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어떤 분은 다시 대학으로 진학해서 새로운 공부를 하거나 재취업과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현역 시절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맘껏 은퇴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활동기 약 15년간은 은퇴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이 활동기를 잘 지내야 노후생활을 멋지게 보낼 수 있다. 얼마 전 퇴직한 지 1년이 된 선배와 통화한 적이 있다. 얼마나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교장 시절 배운 첼로 연주 실력도 어느 정도 된다고 자랑한다. 해외여행 다녀 온 이야기도 들려준다.

현직에 있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 선배들의 퇴직 후 생활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훌륭한 삶일까를 알고 싶은 것이다. 퇴직 전 국가 기관에서 하는 연수를 통해 알 수 있지만 맛보기에 그친다고 한다. 대상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현역에서 은퇴하신 교직 선배님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현역에서 퇴직을 앞둔 후배들에게 충고를 해달라는 것이다. 현역 경험 노하우도 알려주고 퇴직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고 퇴직 후 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알려 달라는 것이다. 후배들을 위해 충고와 올바른 인도를 부탁드린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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