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같은 선생님

2015.01.20 09:12:00

소나무를 좋아한다. 산을 찾을 때마다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이는 소나무다. 한결같다. 한결같은 인품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찬 바람이 불수록 더욱 반긴다. 우리 선생님들은 소나무처럼 학생들을 반기면 엄청 좋아할 것이다. 선생님의 좋은 인품에 감동하고 감탄할 것이다.

항상 반기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더욱 매력을 끈다. 말을 많이 해야 애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나다. 말이 없어도 느낌으로 안다. 곁에만 가도 따뜻함을 느낀다. 이런 선생님을 애들은 좋아한다.

소나무는 어릴 때 한번 굽어져 바르게 되면 더욱 강하게 자란다. 소나무를 보면 아랫부분이 굽었다가 그 다음부터는 곧게 자라는데 주위의 소나무와는 굵기가 비교가 안 된다. 몇 배로 더 굵다. 우리 선생님들은 굽은 학생들을 보면 더욱 사랑해야 할 것 같다. 이들이 더욱 강하게 곧게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가지가 잘리고 나면 엄청 아파하고 슬퍼한다.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린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한다. 상처를 안고도 더욱 잘 자란다.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더욱 빛난다. 상처를 안고있는 이를 더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다. 장미는 아름답지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몸에 가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상처 (scar)가 변해 스타 (star)가 될 때까지 잘 지도하면 더욱 아름답고 빛날 것이다.

소나무는 힘들 때, 어려울 때, 세찬 바람이 불고 얼어붙을 때 더욱 빛나고 강인하다. 지금 우리 선생님들은 참 힘들 때다. 하지만 이럴 때 헌생님들의 더욱 강인함을 다른 분들이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평온할 때는 누가 강인한지, 누가 더 희망 속에 사는지는 구분이 안 되지만 겨울을 만나면 구분이 된다. 겨울에 산에 가면 소나무와 다른 나무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겨울을 이겨내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세한삼우처럼 겨울을 이기는 선생님, 겨울의 승리자, 겨울에 더욱 빛나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

소나무는 혼자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숲을 이룬다. 다른 이들이 찾아온다. 사람도 찾아와 나무 밑에 쉬기도 한다. 새들이 모여들어 노래를 한다. 소나무 숲사이로 같은 부류의 나무들도 어울려 함께 자란다. 많은 잡풀들도 함께 자란다. 선생님들도 혼자 있을 때보다 함께 있으면 더욱 빛난다. 집에 있을 때보다 학교에 있으면 더욱 아름다워진다. 힘이 배가 된다. 학생들이 모여들고 학부모님들이 찾아온다. 선생님들끼리 서로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된다. 더욱 강해진다.

소나무는 늘 푸르다. 변함이 없다. 초지일관이다. 심지가 굳은 소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비가 오면 더욱 푸르다. 눈이 오면 눈꽃을 인 채 푸르다. 햇및이 나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평생 희망 속에 산다. 희망을 속삭이며 산다. 변함없는 선생님, 희망의 선생님, 꿈을 품고 사는 선생님이 되면 한다.

소나무는 하늘이 푸르면 더 푸르다. 하늘이 푸르면 더 아름답다. 소나무는 하늘이 푸르면 조화를 이룬다. 함께 푸러름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소나무 같은 선생이면 좋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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