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

2015.03.30 08:59:00

오늘 아침은 비가 올 것 같다. 봄비가 많이 오면 좋겠다. 먼지도 씻어내고 건조주의보도 사라지게 하고 새 생명이 잘 자라게 하면 참 좋겠다. 비가 오지도 않고 마음만 우울하게 만드는 구름은 싫다.

어제 토요일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부천에 있는 산을 찾았다. 산에는 봄을 알리는 봄꽃이 싹을 피우기 시작했다. 화사한 봄꽃이 필 것 같았다. 일찍 핀 꽃은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봄의 꽃과 같이 학생들을 기쁘게 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힘이 들었다. 어떤 분은 중간쯤 오르다가 다시 내려오고 있었다. 칠순이 되어보이는 노부부가 열심히 등산을 하시면서 그냥 내려가면 등산하지 않는 것인데,라고 말씀하셨다. 복장을 보아도 등산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자세가 안 되어 있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땀을 흘려야 한다. 힘을 내어야 한다. 길도 평탄하지 않다. 높은 길이다. 험한 길이다. 걷기가 편하지 않다. 그래서 목적지를 향해서 오르고 또 오른다. 선생님들은 참된 인간,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힘들고 어려워도 열심히 한다. 불편해도 열심히 한다. 위험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등산하는 이는 준비가 철저하다. 배낭을 메고 간다. 물과 음식을 가지고 간다. 적당한 곳에서 쉼을 얻는다. 물을 마신다. 즐거움을 느낀다. 준비가 없으면 더 피곤하다. 마실 물이 없어 힘들다. 남의 물이 그리워진다. 준비없는 선생님은 힘들고 짜증난다.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적당히 쉴 수도 있고 필요한 것 공급도 받을 수 있다. 등산 자체가 즐겁다. 교육이 즐겁지 않은 선생님은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에 포기하는 아줌마는 등산객들로부터 칭찬을 받지 못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듣게 된다. 교육하는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피곤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 이루어질 때까지 한다. 이런 선생님은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등산하는 이는 나무와 더불어 친하게 된다. 산에는 나무가 많다. 소나무를 비롯하여 이름 모를 나무들이 너무 많다. 이런 나무들과 친하게 되어 마음을 열게 된다. 곧게 자란 소나무를 보니 절로 걸음이 멈추어진다. 100년은 넘게 자란 나무 같았다. 모두가 너무 곧게 잘 자랐다. 이런 소나무를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소나무와 같이 학생들을 곧고 바르게 잘 자라도록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나라를 살리고 세계를 이끌어갈 소나무 같은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어 우리나라가 세계를 리더하는 강대국, 선진국이 되면 좋겠다. 이런 인재를 잘 길러내기 위해 중심에 서있고 교단에 서있는 이가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사명은 막중하다. 선생님은 참 중요한 자리에 있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가 소나무와 같은 인재를 길러내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나라를 살리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얌전하다고, 착하다고, 순하다고 선생님을 무시해서는 안 되고 푸대접해서도 안 된다.

선생님에게는 빛과 같은 순수한 꿈이 있다. 꿈이 있기에 삶이 활발하다. 교직생활이 즐겁다. 빛을 잃은 식물은, 빛을 얻지 못하는 나무는 시들고 만다. 죽고 만다. 식물에게는 빛이 생명이다. 선생님에게 꿈이 생명이다. 학생들을 키우는 꿈, 학생들을 지도자로 키우는 꿈, 나라를 바르게 이끄는 꿈이 있기에 삶이 재미가 있다. 교직은 아무나 못한다. 자격증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 의사가 자격증 없이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교사는 자격증 없으면 못한다. 전문가만이 한다. 전문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학생들을 살리는 일, 학교를 살리는 일, 나나를 살리는 일을 선생님이 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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