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13)

2015.04.20 08:59:00

새벽인데도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봄비는 참 좋다. 생활을 불편하게 해도 좋다. 봄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현상이 일어난다. 물부족현상이 일어난다. 잠깐의 불편함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비가 온 뒤에 푸른 신록을 상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도 젊어지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더욱 생기가 돋는 느낌이 든다. 그러기에 봄비 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벽 일찍 차를 몰고 출퇴근하시는 이들을 보면 우리 한국사람들은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일찍 집을 나선다. 성실한 증거가 바로 아침 출근이다. 이런 민족들의 힘이 잘 사는 나라, 행복한 나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 중의 한 부류의 직종이 바로 교직의 길을 걷는 선생님일 것이다. 선생님은 정말 부지런하다. 성실하다. 책임감도 강하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열심히 한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인사를 잘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인사를 잘하는 선생님은 교무실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생님이다. 교무실 분위기를 밝게 하는 선생님이다. 한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침에 교무실에 내려가 신규선생님들 아침식사를 하셨냐고 묻고, 이름이 예쁘다. 선생님들 오신 후 교무실이 많이 밝아졌다, 아무개 선생님 이름도 예쁘다. 등등...”

이 선생님은 수석선생님이시다. 그런데도 교무실에 내려가 먼저 인사를 한다. 젊은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제자 같은 선생님에게 그렇게 한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얼굴이 밝아진다. 먼저 인사하게 된다. 이렇게 인사를 잘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인사를 해도 인사를 외면하는 선생님은 한번쯤 다시 자신을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선생님은 언제나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건넨다고 하셨다. 선생님을 볼 때마다 ‘행복하세요’라고 하면 절로 행복이 찾아오는 느낌이 든다. ‘행복하세요’라고 인사하는데 얼굴을 찡그리는 선생님은 없다. 모두가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좋은 말로 화답하게 된다.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사소한 일부터 실천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선생님의 성함을 불러드리기, 안부 묻기, 아침에 미소짓게 하기 등을 실천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선생님의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은 그 선생님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 선생님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 선생님의 성품을 존경하는 표시다. 그 선생님의 실력을 알아주는 것이 되는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이름을 불러주지 않다가 지나가는 애에게 이름을 불러주면 그 아이는 깜짝 놀란다.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구나,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 나를 알아주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기분이 엄청 좋아진다.

선생님이 지나가실 때마다 안부를 묻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선생님마다 말못하는 고민도 있고 걱정도 있고 가정사도 있다. 이럴 때 안부를 물어주고 함께 걱정해주고 함께 위로해주면 선생님은 힘이 난다. 고민을 함께 나누게 되기도 하고 새 힘을 얻게 되기도 한다. 아침에 선생님을 볼 때마다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하는 것보다 작은 미소를 보이면 큰 힘을 주게 된다.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작은 일부터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선생님은 분명 좋은 선생님일 것이다. 선생님에게뿜 아니라 학생들에게 이렇게 다가가면 학생들은 엄청 좋아하게 될 것이고 선생님은 학생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작은 실천도 일회성에 그치면 안 된다. 부단함이 좋다. 일관성이 있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그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런 선생님이 되면 학교는 살맛나는 학교가 될 것이고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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