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50)

2015.06.11 09:45:00

요즘은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자리잡다 보니 그런가 보다. 메르스가 사람을 잡으려고 하니 사람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스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온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피해가 없고 온 국민이 무사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생명이 제일이고 안전이 제일이다. 건강을 잃고 나면 교육도 할 수 없다. 안전이 없어도 교육은 불안하다. 생명과 안전을 제일 우선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특히 전염병 예방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매뉴얼이 나오고 행동요령이 나오며 관계자의 헌신과 정성이 보태질 때 쉽게 이번의 메르스와 같은 전쟁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자기보다 다른 선생님을 더 높이는 선생님일 것이다. 선생님에 따라 장단점이 있고 눈부시는 분야가 있을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耳懸鈴鼻懸鈴이다. 누가 낫다. 누가 앞선다. 누가 꼭 필요하다. 누가 없으면 안 된다는 식의 사고는 버리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른 선생님을 높일 수 있다.

무엇이든 자기가 다른 선생님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다른 선생님이 나보다 나은 점이 있으면 자기 밑에 두려고 깎아내린다. 그런다고 다른 선생님이 낮아지나? 그렇지 않다. 더 올라간다. 다른 선생님이 모든 면에서 나보다 낫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마음도 편하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면 그 선생님에게 존경을 보낼 수도 있다.

자신이 다른 선생님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내가 제일 낮다고 생각하면 다른 선생님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겠는가? 모든 선생님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성현 같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선생님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그렇지 않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을 지닌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자신이 다른 선생님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그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내가 제일 낫다 하고 나를 가장 일 잘하고 학생들 잘 가르치고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잡기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 고생을 해도 기대만큼 자신을 높여주지 않는다.

그러니 높아지려고 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자신에게 좋다. 내가 제일 낫다면 마음이 엄청 편하다. 운전을 할 때도 내가 제일 늦게 뒤에서 따라가면 부담이 없다.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먼저 가려고 하면 추월도 해야 하고 욕도 먹어야 한다. 그러다가 사고도 난다. 낮아지는 방법을 터득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다른 선생님을 높여주고 자신은 존재감마저 드러내지 않더라도 언젠가 보면 자기는 높은 자리에 있게 되고 많은 선생님이 낮아지려고 하는 자신에게 존경을 보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낮아지되 한없이 낮아지는 선생님이 좋다. 퇴직한 교장이 옛날 교장 자리를 생각하면 그 때부터 불행이다. 아무도 교장 취급을 해주지 않는다. 아예 마음을 비우는 퇴직교장이 지혜로운 교장이다. 마찬가지도 현직에 있어도 자신을 낮추는 교장이 더욱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현직에 있는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도 한없이 겸손한 자세를 취하면 학생들은 매일 감동을 받게 되고 매일 가깝게 오게 되며 언제나 존경을 나타낸다. 좋은 선생님 되는 비결은 겸손한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겸손하게 되는 비결은 내가 제일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모두가 나보다 나은데 내가 다른 선생님 때문에 열을 받을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모든 선생님이 나보다 훌륭한데 내가 다른 선생님과 경쟁할 이유가 있겠는가?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겸손한 선생님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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