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때 이어지는 무의도와 실미도

2015.06.12 13:57:00

6월 9일, 청주화요산오름산악회원들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까운 무의도와 실미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 건설로 영종도, 삼목도와 연결된 용유도의 남쪽 해상에 위치한 섬으로 큰 섬은 대무의도, 작은 섬은 소무의도다.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은 섬의 형태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장수가 칼춤을 추는 모습이나 여인이 춤을 추는 모습을 닮아 붙여졌다 한다.

무의도는 육지에서 가깝지만 용유도와 찻길로 연결된 잠진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야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주변에 소무의도와 실미도가 있는데 소무의도는 연륙교로 연결되어 광명항 선착장에서 도보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고,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실미도는 바닷길이 열리는 썰물 때라야 사유지인 실미해수욕장을 통해 건너갈 수 있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인천으로 향한다. 메르스 여파로 차에 빈자리가 많고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막혀 답답하다. 관광버스가 평택제천고속도로 안성맞춤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사이 떡과 과자에 커피까지 자리로 배달되고,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대장의 산행일정 안내, 첫 참여자 소개와 인사가 이어진다.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연결하는18.38km의 인천대교를 건너 용유도 서쪽에서 육지와 찻길로 연결된 잠진도로 간다. 차에서 내려 주변 풍경과 바다 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무의도를 카메라에 담는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까지는 배로 5분 거리라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산악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10시 5분 여객선 페리호에 오르자 바로 출항한다. 금방 도착하지만 버스의 차창너머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새롭다.

섬으로 가는 길을 차안에서 건너니 어려울 게 하나 없다.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해 배에서 내린 관광버스가 남쪽으로 달려 광명항에 도착하면 광명항 선착장과 414m 길이의 다리로 연결된 소무의도가 멋진 풍경을 눈앞에 펼친다. 소무의도에는 트레킹을 하며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2.5㎞ 거리의 무의바다누리길이 있다. 인도교부터 시작되는 바다누리길의 하얀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명사해변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 친지들과 휴양을 즐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산악회 일정상 소무의도를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무의도는 남쪽의 호룡곡산, 중앙의 국사봉, 북쪽의 당산이 크게 3개의 봉우리를 만들고 봉우리 사이의 골짜기가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통로다. 광명항에서 시작해 호룡곡산과 국사봉을 거쳐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하는 길이 7.6㎞의 섬 종주가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지만 실미도를 구경하기 위해 실미유원지로 하산하기로 했다. 담장이 낮은 어촌마을의 벽화를 구경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제법 가파른 산길도 있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숲이 그늘을 만들어 비교적 산행이 편하다.


숲길을 걷다보면 사방이 다 트여 조망이 좋은 전망대를 만난다. 조망대 쉼터에 서면 소무의도가 발아래에서 속살을 드러낸다. 무의도의 최고봉인 호룡곡산(높이 244m)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하나개해수욕장과 악어처럼 바다로 발을 길게 뻗은 해변의 경치가 일품이다.


조망대 쉼터를 지나 산 아래로 내려서면 재빼기에 무인 카페가 있다. 1000원을 항아리 속에 넣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땀을 식힌다. 구름다리를 건너 국사봉을 바라보고 산위로 오르면 사방이 트인 조망대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가 가깝게 보인다. 하나개해수욕장은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을 지녔다. 날씨가 맑은 날 황해도 장산곶이 보일 정도로 경관이 좋은 이곳에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


무의도의 중앙에 위치한 국사봉(높이 230m) 전망대에 서면 방금 지나온 호룡곡산과 하나개해수욕장, 하산 지점인 실미유원지와 실미도, 바다 건너편의 잠진도와 용유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서 헬기장을 지나 실미유원지로 간다.


실미도를 바라보고 있는 실미도해수욕장과 실미도를 한데 묶어 실미유원지가 되었다. 실미도해수욕장은 2km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해변이 아름답고 100여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실미도는 영화촬영지이자 실제 북파공작원들이 지옥훈련을 받은 곳으로 실미해변과 실미도가 바닷길로 이어지는 썰물 때만 오갈 수 있다. 실미모세길의 물에 잠긴 징검다리를 건너 실미도로 들어간다. 해변을 걸으며 실미도해수욕장이 있는 무의도 방향을 바라보고 실미도를 알리는 팻말 옆 야산으로 섬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을 10여분 따라가면 영화 '실미도' 촬영지가 나타난다. 세트장은 철거되어 볼 수 없지만 각종 기암괴석이 만든 해변 풍경이 멋지다.

실미유원지 주차장의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얼음이 잔뜩 담겨 시원한 도토리묵밥을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4시 10분경 청주로 향했다.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평택시흥고속도로 송산포도휴게소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7시 40분경 출발지인 용암동에 도착하며 처음 만났지만 살갑게 대해주던 청주화요산오름산악회원들과의 섬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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