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제 이제 정착할 단계다

2015.09.10 09:29:00

이제 가을이다. 더위 때문에 잠 못자겠다. 학생들 글 못가르치겠다. 하는 말을 사라졌다.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다, 날씨 때문에 살맛 난다. 날씨 때문에 학교생활이 즐겁다. 날씨가 좋아 학생들 가르치기가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다행한 일이다. 날마다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면 참 좋을 것 같다.

학교에는 교장도 있고 교감도 있고 부장도 있다. 그리고 요즘에 수석교사도 있다. 수석교사가 법제화되어 급이 교감급이다. 다행스런 일이다. 수석교사께서는 보람도 있을 것 같고 긍지도 가질 것 같다. 하루 빨리 수석교사의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배려해야 할 것 배려해야 하겠다. 수석교사의 전담사무실도 마련해 주어야 하겠고 수석교사의 위상도 고려해 걸맞는 대우도 해주어야 하겠다.

조직에서 교감에 아래의 자리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줄이 다르다. 교감과 같은 급이다. 같은 대우가 꼭 필요하다. 선생님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하겠다. 수석선생님이 교감의 아래에서 시키는 것 하고 수업하고 지도하는 일반선생님과 별다른 게 없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진 선생님이 계시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하루 빨리 수석교사제가 정착이 될 수가 있다.

서울의 어느 학교에는 교감선생님으로 수고하시다가 수석교사로 자원해서 자리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만큼 수석교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교감의 자리도 보람되지만 수석교사의 자리도 보람된 자리임을 알 수가 있다. 더 보람된 자리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직생활을 하겠다는 교감선생님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수석교사의 호칭도 아직도 학교마다 혼선이 일어나고 있다. 수석부장선생님, 수석선생님, 수석교사님 등 다양하다. 수석교사는 부장이 아니다. 수석부장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아닌 것 같다. 수석선생님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수석선생님의 자리배치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부장회의를 할 때 수석선생님을 교감선생님과 같은 자리의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교감선생님 다음이 아니다. 교무부장선생님 다음은 더더욱 아니다. 행정실장님 자리 다음도 아니다. 교감선생님과 수석선생님의 자리는 동급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면서 자리배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수석선생님은 존경받는 자리임을 교장, 교감을 비롯한 전 선생님들은 인식해야 하겠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모범을 보이는 최고의 선생님이 수석선생님의 자리다. 여러 선생님들에게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지도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수석선생님의 자리다. 수석선생님의 역할을 대단한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 교감 이상의 경력을 갖고 모든 능력을 갖춘 분이 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석선생님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호칭, 자리배치, 전용사무실, 업무분장 등 모든 일에 예우를 해야 수석교사제가 하루 빨리 정착할 수 있겠다. 수석선생님들에게 주는 수당도 선생님들이 교수-학습 방법 연구와 학생지도, 장학지도 등 필요한 것들에 사용되어지는 지원경비인 만큼 이에 대한 일일이 지출 근거 영수증 등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수석선생님들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이니 선생님의 자유의지에 따라, 양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수석교사제가 도입된 지 제법 지났다. 이제 정착이 되어야 하고 더 발전되어야 할 단계다. 더 많은 수석교사가 필요하고 수석교사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

수석선생님이말로 진정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전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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