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명절 다음날에 가족이 모여서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괴산 유기농엑스포장을 찾았다. 입장료가 비싼 느낌이 들었으나 절반은 행사장과 괴산의 특산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줘서 좋았다. 기념품도 살 수 있고, 음료나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해 주었기 때문이다. 올해 미수(米壽:88세)이신 노모는 무료입장, 경로인 나는 50%의 혜택도 주어졌다. 아직 미취학인 네 명의 외손자는 메뚜기를 잡는다는 말에 좋아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펄쩍펄쩍 뛰었다. 유기농이해 관에 먼저 들어갔다. 벌꿀과 만나는 영상대화를 통해 선물도 받으며 환영의 의미도 있었다.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식물들을 관람하며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퇴비 같은 유기 비료를 쓰며,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업을 이해하고 나왔다.
두 번째로 들어간 곳은 유기농 산업 관으로 다양한 유기농제품을 구경할 수 있었고 상품판매도 하였다. 광장으로 나와 눈길을 끄는 화사한 꽃 탑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 여주터널을 들어가니 도깨비방망이를 닮은 여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여주터널을 빠져나가니 잡곡농원이 있었다. 생명의 씨앗 탑을 중심으로 어린 시절 보았던 목화밭, 기장, 수수 등 생소한 잡곡들을 보며 어머니께서는 옛 추억을 회상하시며 즐거워하셨다. 옆으로는 벼 품종 전시 포와 유기원예장도 있었다. 다시 호박터널을 들어서니 뱀처럼 길게 늘어진 이상한 호박도 보며, 유기축산장과 잡초 밭, ‘미쉘오바마’ 유기농 텃밭, 생태건축을 보았다.
아이들은 메뚜기를 잡는 논으로 달려가서 사위와 함께 매미채를 빌려와서 메뚜기 잡기에 바빴다. 일반 논에는 농약 때문에 메뚜기를 구경할 수 없는데 이곳은 메뚜기가 누런 벼이삭에 앉아 있어서 잡을 수 있었다.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가 길 양옆으로 소담스럽게 피어 파란 가을하늘의 뭉게구름과 어울려 한들거리는 풍경은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호기심이 가장 많은 유치원생들이라 메뚜기 사냥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에는 알이 굵은 우렁이도 있어 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었다. 오리가 논바닥을 기어 다니며 잡초와 해충을 먹는 오리농법도 볼 수 있었다.
보호자가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일으키는 전기로 작은 기차에 아이들을 태워주는 대체에너지 체험 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아열대 과수 관, 유기농 체험관, 이벤트 체험 장과 민물고기를 볼 수 있는 양어장도 있고, 토종어류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장화를 신고 고무래로 소금을 모으는 염전체험도 할 수 있었다. 과일농원 옆에는 동물농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며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나올 줄을 몰랐다. 3시가 넘어서 입장했는데 벌써 어둠이 깔리고 퇴장 시간이 되었다. 나오는 길에 ‘오가닉 카페’에서 우엉차, 구기자차 등 따듯한 차를 한잔씩 마시고 내 고향 청정괴산에서 개최하고 있는 세계유기농엑스포 구경을 하고 모두 만족해 하였다.
유기농은 농약과 화학 비료, 유전자 변형 식품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므로 생명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며칠 남지 않은 ‘괴산 세계유기농 엑스포’를 아이들 손을 잡고 꼭 한번 방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