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상 입은 어머니 같은 선생님

2016.03.24 09:30:00

이른 아침에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접했다. “한 아이가 자기 어머니에게 내일, 생일날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니까 어머니의 손화상 입은 것을 보이지 말라고 하였다. 생일날 아이의 친구들이 많이 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친구들을 맞이했다. 대접을 했다. 그러다가 실수로 어머니의 손에 화상을 입을 것을 보이게 되었다. 아이들은 놀라워했다. 모두가 놀라서 다 도망을 갔다. 화가 난 아들은 어머니에게 따졌다. 왜 손에 화상을 입은 것을 보이지 말라고 했는데 보였느냐고 하였다. 어머니는 그때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아, 내가 손에 이렇게 보기 싫은 화상을 입게 된 것은, 집에 불이 났는데 너가 죽을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너를 구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이렇게 화상을 입었단다. 아들은 깨달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이 이야기를 접하고서 아, 우리 선생님들은 상처입은 어머니와 같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학부모님으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사회인들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교장,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여러 교직원들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상처투성이의 선생님들이다.

상처없는 선생님이 없다. 이런 상처는 시멘트와 같이 굳어 있어 지워지지 않는다. 평생을 안고 간다. 화상을 입은 어머니와 같은 상처를 안고 학교생활을 한다. 그래도 선생님은 낙심하지 않는다. 조금도 내색하지 않는다. 오직 학생들을 향한 열정이 불타오른다. 오직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상처입은 어머니와 같은 사랑의 심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훈육한다. 바른 길로 이끈다. 세계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잘 가르친다.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하도록 인성교육도 겸한다. 어머니와 같은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이렇게 열정을 쏟지 않는다. 대충 하고 만다.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수업모습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선생님들은 수업을 외면할 수가 없다. 하루도 쉴 수가 없다. 몸이 아파도 학생들이 눈에 어른거려 학교를 나간다.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들을 이끈다.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보면 밤이고 낮이고 상담을 하며 바른 길로 가도록 지도한다. 직접 만나 하기도 하고 밤늦게 전화를 해서 하기도 하고 카톡으로 하기도 하고 안부를 묻고 어려움이 없는지 묻기도 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묻고 함께 고민하며 풀어나간다.

상처입은 어머니와 같은 선생님은 언제 봐도 존경스럽다. 돌아가신 모친께서 생전에 살아계실 때 “얘야, 너들은 선생이 되면 좋겠다” “왜요?” “선생님들을 보면 존경스럽단다” 살아생전 어머님의 눈에는 선생님이 존경스럽게 보였다. 그래서 5남 1녀의 자녀손 중 딸린 식구들까지 10명이 넘는 교육가족이 되었다. 큰형님께서 스승의 날에 교총에서 주는 자랑스런 교육가족상까지 받은 바 있다.

선생님들은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오늘 이야기의 손에 상처입은 어머니처럼 온갖 상처를 입고서도 학생들을 향한 사랑, 열정은 지금도 빛나고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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