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여행답사에서 한국관광의 현실을 보다

2016.05.23 10:37:00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기지역대학 관광학과 여행동아리 모임이 있다. 바로 ‘바람개비’다. 연간 계획을 세워 매월 여행 답사를 떠나는데 이번엔 번개여행으로 경기도 여주가 목적지다. 번개모임이기에 12명의 정회원이 모여 답사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한국관광의 현실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어야 돌아간다. 바람개비는 돌아 갈 때 생명력이 있다. 멈춰 선 바람개비는 바람개비가 아니다. 바람이 없어 바람개비가 돌지 않으면 바람개비를 들고 뛰어가면 된다. 바람을 만드는 것. 삶에 있어 능동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게 바람개비의 상징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행 인원이 적어 25인승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관광교통의 4요소라는 것이 있다. 관광교통의 주체인 관광객, 자동차 열차 항공기 선박 등 교통수단, 도로 철도 항만 터미널 등 교통시설, 소프트웨어 측면인 교통관리체제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광객 수도 많고 교통시설 또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음을 느낀다.

한국지리여행 교재에 소개된 여주를 살펴본다. 여강길, 목아박물관, 신륵사, 영월루, 이포나루터다. 이 중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은 신륵사 정도이다. 우리의 오늘 방문 계획은 목아박물관, 황포돛배, 세종대왕 능, 명성황후 생가이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식당도 사전에 예약이 되었다. 알찬 여행이 기대가 된다.




단체 여행객이 주로 이용하는 관광버스의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장시간 여행을 하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을까? 나의 경험으로 보면 영상매체로 영화나 가요 프로그램이다. 여행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운전기사가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을 목적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여행 영상이나 주관처가 사전 답사를 통해 준비한 영상으로 대체하는 발전적인 제안을 해 보는 것이다.

목아박물관을 견학하고 느낀 점 하나. 사립박물관 운영의 열악한 현실이다. 이 날 안내를 맡은 박우택 부관장의 말씀에 의하면 박물관 1년 운영비가 5억 원 정도 되는데 2억원이 적자라고 한다. 그 돈은 설립자인 박찬수 관장이 예술 작품 판매로 메운다고 전해준다. 그래서일까? 불교박물관으로 알고 왔는데 그게 아니다. 전시물이 종교를 초월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아쉬움도 있다.

황포돛배를 처음으로 타 보았다. 돛을 올리고 바람을 이용한 것은 과거의 이야기다. 돛배를 보니 황색의 돛은 상징적으로 매달려 있고 동력장치인 모터로 움직인다. 뱃놀이 수준이다. 주변 풍광에 대한 안내도 없다. 30분간 승선 중 돛배의 역사적 배경, 주변 풍광, 남한강변 화강암반 위에 서 있는 신륵사의 정자와 고려 3층석탑에 대한 안내가 있었으면 한다.




다음은 세종대왕 능. 문화관광해설사의 수준과 안목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해설사는 자기의 지식을 관광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관광객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해설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해설사 본인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 습득에 게을러서는 아니 된다. 관광객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해설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명성황후 생가를 둘러보았다. 역사에 대한 조예가 없어 일제의 만행으로 ‘일본 낭인들의 명성황후 시해사건’ 정도밖에 알지 못한다. 명성황후 탄강구리비 앞에서 명성황후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자기 나라의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과거는 과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질 수는 없을까?

당일치기 국내여행이지만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많다. 우리나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던 것이다. 여행 후 뒷정리도 해야 한다. 여행은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삶의 체험이다. 인생을 돌아보고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나라사랑의 마음도 갖게 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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