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은 약초로 귀히 여기는 다년초다. 꽃이 크고 화려한데다 자신만의 색채가 분명한데 꽃말은 왜 수줍음과 부끄러움일까? 과오를 범해 면목이 없는 요정이 작약 그늘에 숨어 꽃이 빨갛게 물들었다는 영국의 전설 때문이란다.



꽃밭에서 “찰칵 찰칵”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려온다. 벌과 나비만 꽃을 찾는 게 아니다. 작약꽃이 피는 5월이면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 의례 한두 번씩 다녀가는 곳이다. 좋은 사진은 발로 많이 뛰어야 얻을 수 있다. 회원들이 예쁜 꽃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 아름답다.



다음으로 옥천군 안남면 지수리를 막 지난 청성면 합금리 금강 물가의 보리밭에 들렀다. 보리는 가난한 시절을 겪은 사람들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보리밭 사잇길로 / 걸어가면 / 뉘 부르는 소리 있어 /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 휘파람 불면 / 고운 노래 귓가에 /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 보이지 않고 / 저녁 놀 빈 하늘만 / 눈에 차누나
박화목의 시에 윤용하가 곡을 붙인 보리밭 노래가 절로 나온다. 고기를 낚는 강태공 옆에서 새들이 졸고 있는 금강의 물줄기가 편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