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쟁반에 금사과

2016.06.28 09:45:00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새들의 세상이다. 새들은 피곤하지도 않는가 보다. 정말 부지런하다. 성실하다. 하루 이틀이 아니다. 매일 새벽이면 열심히 날아다닌다. 입이 가만 있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얻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한 선생님이 일찍 출근을 하셨다. 가장 멀리 계시는 선생님이 가장 먼저 출근하신다. 하루도 변함이 없다. 새들과 같다고 해야 할까? 양치질을 하고 들어오니 쇼파에 사과 세 쪽이 놓여 있었다. 이 선생님이 아침식사를 위해 가져오신 것 같다. 하나는 내가 먹었다. 그 다음에 한쪽은 일찍 교무실을 찾은 학생에게 주었다. 또 하나는 매일 일찍 출근하시는 선생님에게 드렸다. 그 다음 들어오는 학생에게는 미안했다. 세 쪽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은쟁반에 금사과는 말이 생각났다. 은쟁반에 금사과는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은쟁반에 금사과와 같았다. 아침의 사과는 금과 같다. 맛이 꿀맛이다. 건강에도 좋다. 쟁반에 은쟁반이다. 아름답다. 우리의 삶도 아름다운 삶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 때문에 실수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두 처녀 선생님이 늦게까지 계셨다. 한 선생님에게만 집에 가면 늦겠다. 몇 시쯤 도착하느냐?고 물었다. 옆에 계신 다른 한 여선생님께서 왜 나에게는 묻지 않느냐고 서운해 하셨다. 학교에서,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늘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어느 선생님에게만 관심을 가지느냐? 그 선생님만 좋아하느냐? 하는 내용이 내포되어 있었다.

은쟁반에 금사과처럼 말을 할 때에는 누구에게도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해야 할 뿐 아니라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말을 해야지 한 선생님에게만 유익이 되고 반대로 다른 선생님에게 서운함을 안겨주는 말을 삼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학생들 중에는 더러운 말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쏟아낼 때 보면 아, 우리 선생님들이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에 관심을 가지되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기에 참고 견디면 꾸준히 지도해야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학생을 길러낼 수 있을 것 같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고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아예 무관심하거나 포기한다면 이는 우리 선생님들의 몫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런 학생일수록 잘 지도하는 선생님이 유명한 의사와 같이 유명한 선생님이 될 수가 있다.

전문가답게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더욱 힘쓰면 좋을 것 같다. 교육은 변화다. 작은 일부터 변화시켜 나가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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