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합격’ 그게 뭣이 중헌디?

2016.09.08 10:26:00

광주 모(某) 사립 고등학교의 성적 우수학생 성적조작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성적 조작의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금품까지 받은 정황까지 드러나 수시 모집을 앞둔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뉴스 보도에 일부 선생님은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현행 입시 제도를 탓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학교의 부정이 마치 모든 학교가 그런 것처럼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교사들도 있었다. 한편 대학이 고교 생기부를 불신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한편 성적조작으로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로 결국 대학 입시에서 피해를 보는 쪽은 대학 합격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열심히 공부해 온 학생일 수밖에 없다며 일부 담임 선생님은 분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선생님은 사라지지 않는 학벌주의가 대한민국의 병폐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다가오는 수시모집을 위해 아이들과 상담을 계획했던 한 담임 선생님은 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모든 상담을 취소하기도 했다. 퇴임을 앞둔 한 선생님은 같은 교사로서 부끄럽다며 지난 교직 생활을 곱씹어 보기도 하였다.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사의 양심까지 팔아먹는 일부 교사의 작태(作態)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선생님도 더러 있었다.

학종시대, 수시모집에서 생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지게 되었다. 다시 말해, 생기부의 내용(교과와 비교과)에 따라 합격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생기부에 목숨을 걸 정도이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생기부에 적을 내용까지 본인이 직접 써서 와 적어주라고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리고 대학 합격을 위해 하지도 않은 일을 적어 달라며 떼쓰는 아이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도 있다.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을 지켜보면서 교사로서 진작 가르쳐야 할 내용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살아가는 데 있어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분명하게 가르쳤는지 반문해 본다. 한편 아이들의 인성을 망치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교사와 학부모라는 사실에 씁쓸함이 감돈다.

교사와 학부모가 자처한 일에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학생일 수밖에 없다. 이런 교사와 학부모로부터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자라겠는가? 문득 지난 스승의 날 아이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불러 준 스승의 은혜 노랫말이 생각난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스승의 은혜 노래가사 1절)

진정 이 땅에는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은 없는 걸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 주변에는 진종일 아이들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이 많다.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전국의 모든 선생님이 뭇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일로 수시모집을 앞둔 아이들이 동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지막 남은 기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는 마음으로 평상심을 유지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선생님 또한 진정 학생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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