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열매는 글쓰기

2016.09.29 09:23:00

고전의 시작 -세 번째 초록


깨끗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거기에 더해져야 할 것은 현명함이다. 능력 없는 자가 큰 자리에 있으면 고통받는 것은 백성뿐이다. (124쪽) 베트남의 혁명을 이끈 호치민은 생전에 <목민심서>를 곁에 두고 즐겨 읽었다고 한다.

삶과 작품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고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공자를 성인이라 부르고 소크라테스를 철인이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과 사상이 하나였기 때문이다.(127쪽)

9월 28일부터 김영란 법이 시행된다. 깨끗하지 않으면 엄벌에 처한다는 법이다. 벌써부터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모든 법은 양면성을 지닌다. 그 법을 운용하는 사람의 생각과 의지에 따른 실천이 중요하다. 이 나라의 국가청렴지수가 낮음을 생각하면 늦었지만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바이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 예를 가까이 하면 예를 갖춘 사람이 된다. 사람다움을 포기하는 순간 사람은 괴물이 된다. 순자는 우리에게 마음속 심연에 있는 괴물과 맞서 싸우라고 한다. (134쪽) 순자는 사람이 후천적 교육에 의해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순자는 인간이 이기적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예의를 통해 규제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기 때문에 스스로 깨달아 본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선해질 수 있다고 했다. 맹자는 " 인간의 선함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 선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아래로 흘러가지 않는 물이 없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도 사람이 아니다. 또한 사양하는 마음이 없어도 사람이 아니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없어도 사람이 아니다."

순자의 사상은 교육의 당위성을, 맹자의 사상은 인간의 양지를 말하고 있다. 良知는 맹자가 주장했던 것으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사람들이 아는 것을 말한다. 필자의 생각은 순자나 맹자의 사상은 선택하는 것이 아닌, 서로 상호보완하는 철학적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나라를 다스림에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이로움이다, 아랫사람에게 이롭게 함으로 써 나라를 위함에 힘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권위다. 상벌을 분명히 함으로써 아랫사람이 사사로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명분이다. 법을 바로 세워 위와 아래가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중히 여기면 나라는 반드시 잘 다스려질 것이다. (한비자,152쪽)

한비자의 법철학에 현재 우리의 실정을 비춰보자. 지금 정치가 아랫사람(국민은 아랫사람이 아니지만!)인 국민들을 이롭게 하는 정치인지. 둘째로 권위가 있는지. 권위는 스스로 얻는 것이 아니다. 국민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권위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벌이 분명한 것도 아니다. 고위 공직자들이 보여주는 부정부패와 도를 넘은 행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상후하박이다. 윗사람들은 법을 어기고도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야박할 정도다. 국민을 상하게 하고도 목숨을 잃게 하고도 사과조차 없으니 벌하는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누구를 믿고 나라를 위해 내가 자리한 곳에서 마음을 다해 일하라는 말인가. 명분이 없는 명령과 정책을 남발하고도 누구하나 책임 지는 사람이 없다. 우리는 지금,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홍대용은 "하늘에서 보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중화와 오랑캐가 똑같지 않은가!" 라며 당대 성리학의 이분법적 사고, 차등의 세계관을 넘어 상대주의와 평등의 세계관으로 생각의 전환을 이루었다. 태허는 맑고 형체가 없다. 태허의 크기는 끝이 없고 태허에 앞서는 시작도 없다. 그 맑고 텅 비어 고요한 태허가 기의 근원이다. 홍대용<의산문답>

홍대용의 열린 사고방식과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알게 하는 우주적 사고관에 놀란다. 현대과학에서 말하는 암흑물질을 홍대용은 태허로 본 것이다. 그의 앞서가는 과학적이고 우주적인 사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홍대용의 氣 사상은 현대과학에서 말하는 암흑물질을 말함이리라.

"사람의 삶과 죽음은 음기와 양기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일 뿐이다. 음기와 양기가 모이면 삶을 얻고 그것이 흩어지면 죽음에 이른다. 주희는 기의 운동에 의해 변화가 일어난다고 했다.서경덕<화담집>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정신의 자기운동에 의해 변화가 일어난다며 '정-반-합'의 3단계를 통한 변증법적 발전의 철학을 주장했다.

우주물리학자인 호킹 박사도 죽음을 컴퓨터나 형광등의 전원이 꺼지는 것에 비유한 바 있다. 그리고 우주 어느 곳에도 신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고도 했다. 서경덕의 사상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법구경>에서 부처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 그래서 실체가 있는 것 또한 없다는 사실을 알라고 한다. 그런 사실을 알면 집착을 끊을 수 있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 그것을 부처는 지혜라고 했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깨달은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고전의 시작>동양철학 편(황광우 지음)
을 읽고 세 번에 걸쳐 초록을 올린다. 읽을거리가 넘치는 책이다. 생각을 자극하고 자주 멈추게 하는 책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가치는 공부하는 학생, 진리를 추구하는 어른, 보편타당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향한 노력이다. 그 길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학문하는 이유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것이라고 했으니! 이 글은 나를 가르치고 반성하는 자성록이다. 읽기만 하고 쓰지 않음은 독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다산 정약용의 일침을 실천하고자 함에 있다.
장옥순 담양금성초/쉽게 살까, 오래 살까 외 8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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