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7년, 우리나라 초등 영어를 이끌어 왔습니다”

2011.03.01 09:00:00

회원들의 열정 살아있는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


연구회 회보만으로도 초등 영어 교육 역사 읽을 수 있어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회장 이재관)는 올해로 창립한 지 27년이 된 역사가 깊은 교과연구회다. 1981년 국민학교에서도 특활시간에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교육영역이었던 영어 지도를 위해 1984년 이 모임은 시작했다. 현재도 550여 명의 교사가 참여할 만큼 활발하다. 일 년에 두 번 발행되는 회보만 살펴봐도 영어 교육의 흐름, 영어 지도 교사들의 노력 등을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박관수 서울 갈현초 교사는 1985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회보를 연구해 한국초등영어 교육 정책의 변화를 △1980년대(영어 교사의 입을 틔우는 연수 시대), △1990년대(영어 교수 자료 개발 및 교수법 연구 시대), △2000년대(영어를 영어로 가르치자는 연수의 시대 - 캠프와 영어마을), △2010년대(다른 교과도 영어를 사용해 지도하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대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외국인 등에게 한글과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활발히 가르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박 교사는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면서 10년 단위로 영어 교육의 방향이 이렇게 바뀌어 가는 것에 새삼 놀랐다”면서 “30년의 세월 동안 서울초등영어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해 온 분들의 노고가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우리 영어 교육에 큰 지표를 열 것이라고 생각하니 흐뭇하다”고 했다.

연구회의 오랜 역사는 아직까지도 탄탄하게 연구회가 운영되는 기반이 된다. 박 교사처럼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활동한 회원이 있는가 하면 신규 교사 시절에 연구회 활동을 시작해 이제는 교장, 교감이 된 회원들까지 있다. 연구회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오면서 생긴 강한 결속력이 다른 동호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재관 회장(서울 충무초 교장)은 “평교사부터 활동해 온 김미숙 삼릉초 교장, 이사라 돈암초 교감, 홍경희 매동초 교감 등 회원들의 열정이 연구회를 이끄는 힘”이라며 “1~2년을 알아온 사이가 아니어서 다른 교과연구회보다도 더 끈끈한 정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가 자산인 연구회 교사들, 사회 공헌 활동도 준비해
연구회는 학교단위 영어체험캠프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및 자료 제공, 서울초등영어경시대회 개최(올해 24회), LTRC(교사 대상 영어회화 연수), 영어지도교사를 위한 동 · 하계 연수 등 초등 영어의 다양한 분과에 대한 연구 및 연수를 주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각 시 · 도교육청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능력이 뛰어난 영어교사를 선발하는 ‘TEE(Teaching English in English) 인증제’를 실시하는 추세에 따라 TEE 세미나를 진행해 학교 현장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손세호 서울 동북초 교사는 “99년 신규교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구회 활동을 해오면서 영어라는 공통 관심사 속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을 만나 교사로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면서 “서울이라는 같은 지역 영어 교사로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함께 영어를 연구했던 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 공헌도 생각하고 있는 것.

박관수 교사는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영어를 잘하는 교사들의 능력을 살리는 사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한국의 역사를 영어로 가르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을 해 나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 이재관 회장 “27년간 다져온 팀워크가 연구회의 힘이죠”

다른 교과 연구회와는 차별화 되는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만의 매력이 있다면.
“27년 동안 함께 다져온 팀워크가 대단합니다. 행사부, 연구부, 연수부, 편집부, 미디어부 등 각 부서별 부회장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연구회 업무가 진행되는데 가족같이 맺어져 있어 서로 화합하면서 즐겁게 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활동해 오신 분들이 많아 연구회에 대한 애정이 깊어 신기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십니다. 그게 연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죠.”

연구회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점에 두시는 것은.
“선생님들이 영어 교수 · 학습 방법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들에게 영어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수업방법 개선을 위한 동 · 하계 연수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영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초등학교 영어는 바탕을 쌓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래야 집중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중 · 고교로 올라가서 영어실력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 영어 교육에서는 특히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의 기본기를 다져줘야 어른이 되어서도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올해는 연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 것입니까?
“교원들은 올해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습니다. 3개의 교육과정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새 교육과정과 새 교과서에 맞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영어에 관심이 있는데 아직 연구회에 참여하지 않은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구회의 문은 늘 열려있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참여하는 연구회여서 소외될까 걱정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폭도 넓히고 영어에 관해 함께 고민하다 보면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상미 월간 새교육 기자 smlee24@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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