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쿨 한국문화영상고등학교

2012.06.01 09:00:00

2007년 9월 특성화고로 지정된 한국문화영상고등학교는 4년 후인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취업기능강화 육성사업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면서 교과부 장관상을 수상한 특성화고이다. 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에 창의성 구현을 교육 핵심으로 삼고 문화와 영상매체 교육에 중점을 둔 커리큘럼을 운영하면서 취업과 진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교육계 안팎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진화하는 학교, 연구하는 교사

특성화고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화두는 취업이다. 한국문화영상고등학교는 2009년 정기숙 교장이 취임하면서 기존 동두천정보산업고에서 한국문화영상고로 교명을 바꾸고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문화와 영상 관련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전공 분야를 세분화해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입학단계에서부터 전공을 선택,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취업을 준비한 결과 취업률 50%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냈다. 신입생은 영상디자인과, 창업콘텐츠과, 글로벌관광과 중에서 자신의 적성과 목표를 고려해 지원하고 과별로 운영되는 심화학습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 결과 입학 지원자 성적 수준도 8%정도 상향됐다.
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되면서 교사의 역할도 변했다. 가르치는 자리에서 내려와 ‘학생의 마음으로 배우는’ 교사들이 하나둘 늘었다. 신설된 과에 따라 추가적인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3년에 걸쳐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사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편, 대학원 진학이나 자격증 취득 등 초심으로 돌아가 공부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 국어교사 중에는 시나리오과를, 디자인교사 중에는 광고학과를 다니기 위해 야간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사도 속속 생겨났다. 교사들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함께 성장·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개성 넘치는 과별 동아리
덕분에 산업체 현장체험 및 현장실습 선도학교, 특성화고교생 사장되기 창업대회 우수학교, 중소기업청 선정 비즈쿨선도학교 등 한국문화영상고는 취업과 창업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과별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 운영과 학생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준 결과이다.
학교를 대표하는 영상디자인과는 방송제작, 시각디자인, 애니메이션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교과운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신식 촬영, 영상, 디지털 편집 장비를 구축해 학생들 스스로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학생들은 각종 영상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6회 대한민국 동영상 UCC 대상, 경찰청 2011 안보사랑 전국콘테스트 UCC부문 최우수상, 2011년 나라사랑 CF 공모전 국회의원상, 제15회 총장배 영상예술제 금상 등이 있다. 이런 수상 결과 덕분에 학교의 이미지와 함께 인기도 높아졌다.
창업콘텐츠과 역시 경영학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교과운영과 더불어 MOU를 통한 다양한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 학교는 1사 1교 사업으로 (주)세코닉스와 협력을 맺어 매년 여름방학에 4명의 학생이 중국에 있는 (주)세코닉스 지사에 가서 현장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마인드를 함양하는 것은 물론 외국문화 및 언어능력까지 쌓을 수 있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외 인턴십 이후에는 한국지사에 정식 채용되면서 회사와 학생 모두에게 상당한 만족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안착됐다.
호텔경영, 항공·경영 관련 분야에 관심과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글로벌관광과는 관련 분야 전문지식을 갖출 수 있는 교과운영을 하면서 관광실습실, 관광정보실 등 학교 내에 마련한 실습 공간에서 학생 개인별 적성과 역량에 따른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리스타, 조주사 자격증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고, ‘커피향기’라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는 실제로 커피를 제조·판매하면서 창업과 취업에 필요한 ‘감’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가 누구? 용감한 창업자들!
이 학교의 핵심 사업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창업’이다. 한국문화영상고에는 전문가들이 꼽는 창업의 3대 요소가 준비돼 있다. 먼저 열정적인 창업자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업아이템, 그리고 학교측의 전폭적인 자금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이 학교에는 9개의 창업동아리가 운영되고 있고, 이 중 7개 동아리가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리 ‘아뜰리에’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새싹기업창업유망주선발대회’에서 새싹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동아리 소속 3명의 학생이 열흘간 미국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대학을 탐방하는 기회를 얻는가 하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개최했던 글로벌창업대회에서도 입상해 싱가포르에 방문, 창업 리더십 해외탐방을 하기도 했다.
2010년 4월 ‘아뜰리에’를 통해 사업자등록증을 낸 3학년 김지영 학생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창업을 하고 연간 1000만 원 정도의 수입도 생긴다고 말하니까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한다. 대학에 진학해서 경영학 분야 공부를 제대로 해서 사업에 뛰어 들고 싶다. 창업 준비과정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하며 동아리 활동에 대한 만족을 표했다. ‘아뜰리에’는 4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초벌 도자기에 핸드페인팅을 한 뒤 전기 가마에 구워 판매하는 도자기 핸드페인팅 업체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서명희 교사는 “아뜰리에 학생들과 밤늦게까지 작업하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몸에 익히게 할 수 있었다. 성실함과 끈기는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토양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언제나 잘 따라주는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

배운 만큼 나누는 교육
취업과 진학에 집중하다보면 자칫 놓치기 쉬운 것이 인성교육이다. 이 학교는 모든 교육의 기초를 인성교육에 두면서 지력, 심력, 체력, 자력, 협력을 아우르는 5차원 전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3분 묵상, 일생고공표 작성, 속해독서, 오관운동, 주간계획표 작성하기, 인간관계론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지식의 내면화와 바른 세계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중 일생고공표 작성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자기경영서로 꿈 찾기, 인생의 목표 및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할 일, 향후 10년 실행계획표, 올해의 계획표 등이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일생고공표를 써내려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고 또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해야 할 일을 찾게 된다.
이와 더불어 강조하는 교육 중 하나가 속해독서이다. 정보화 시대에 학생들이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취득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 1회 2시간씩 실시하고 있다. 국어교사가 속해독서법에 관한 자료를 모아 자체적으로 교재를 개발, 교육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독려하면서 독서골든벨, 다독왕콘테스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고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국어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최정희 교사의 말이다.
사실 배움 보다 중요한 것이 습득한 지식을 소비하는 방법이다. 배우는 것만큼 사회 환원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는 이 학교는 매년 ‘두드림영상제’를 개최해 학생들의 재능을 지역 사회와 나누고 있다. 또 영상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내 노인들의 장수사진 촬영을 해드리고, 창업동아리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 중 일부는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이면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연탄배달을 하며 나눔을 실천한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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