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날, 대한민국은 지독하게 아팠다. 온 국민은 희생자의 부모이자 형제자매, 삼촌이나 이모, 친구이자 이웃과 같은 한 마음으로 슬퍼했고 분노했다. 하지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소를 몇 차례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던’ 정부를 매섭게 감시하며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정신적·심리적 상태를 잘 어루만져 줌으로써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머리는 과학자처럼 차갑게, 가슴은 시인처럼 따스하게’ 아이들을 어루만질 상담기법을 소개한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우리는 수많은 희노애락을 접하며 살아간다. 운이 좋아 평탄한 삶을 산 사람보다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그 시련을 극복하고 발전시키며 성장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트라우마(Trauma ; 외상)’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PTSD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통해 더 성장하기도 한다. 이것을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는 PTG(post Traumatic Growth ;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한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서 외상을 경험하더라도 PTSD에 걸리지 않고, 외상 후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지지적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셀리그만 교수의 외상 후 성장 트레이닝법
트라우마가 ‘장애’가 아닌 ‘성장’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하는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모든 사람은 극심한 충격을 받으면 우울함과 불안증세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에 대처하는 행동은 달라진다. 한쪽 끝에는 PTSD, 즉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결국 자살에 이르는 사람들이다. 가운데 분포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초반에 우울증세와 불안증세를 보이지만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충격을 받기 전 상태로 돌아간다. 역경에 대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을 잘 숙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른 한쪽 끝에는 단순한 회복을 넘어 더욱 더 강인해지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이를 PTG, 즉 외상 후 성장이라고 부른다. 이들 역시 처음에는 극심한 불안감과 무기력증을 겪는다. 하지만 이들은 1년도 안 돼 이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게 된다.”고 강조한다. 셀리그만 교수가 말하는 트라우마를 ‘성장 디딤돌’로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 법은 다음과 같다.
트라우마를 ‘성장 디딤돌’로 만드는 여섯 가지 방법
첫째, 트라우마를 제대로 이해하라. 셀리그만 교수는 “사람들이 고통과 역경의 순간에 처음 겪고 느끼는 행동은 같다. 이들이 겪는 우울함과 절망감, 무기력함 등의 심리 상태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외상 후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회복’, 즉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것 역시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따라서 정말 정상적인 것은 더 우울해지는 것도, 외상 후 장애를 겪는 것도 아닌 ‘회복’이다”라며 트라우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것을 강조한다. 즉, 초점을 당장 앞에 놓인 우울함이나 불안에 맞추는 게 아니라 이후 다가올 회복의 순간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불안을 통제하라. 불쑥불쑥 떠오르는 생각과 이미지를 스스로 통제하는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는 게 셀리그만 교수의 두 번째 조언이다. 예를 들어 한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부하직원은 아마도 ‘나는 앞으로 승진이 어려울 거야. 나는 자질이 없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악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내 평가를 그렇게 내린 건 그 사람 실수야’ 혹은 ‘앞으로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 상담을 요청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최악, 최상, 보통 등 세 가지 상황으로 구분해 사고하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셋째, 트라우마를 당당하게 공개하라. 자신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면 당당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셀리그만 교수는 “트라우마를 감추면 심리적인 상처와 신체적인 증상이 모두 악화될 수 있다. 당당히 털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주변인의 격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넷째, 트라우마를 ‘스토리텔링’하라. 본인이 겪는 트라우마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법이다. 잃으면 얻는 것도 있고, 슬픈 일도 있으면 감사할 일도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스토리 텔링 방법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 와중에 본인의 어떤 강점을 발견했는지, 어떻게 인간관계를 회복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면 된다.
다섯째, 도전에 맞서 삶의 새 원칙을 정하라. “스스로에게 트라우마의 생존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타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고, 실패 후 성장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가져야한다.
여섯째, 사회적 회복탄력성의 힘을 믿으라. 셀리그만 교수는 자신의 트라우마뿐 아니라 타인의 트라우마를 관찰하는 능력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인 회복 탄력성이란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면서 보다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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