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權이 살아야 敎權이 산다

2015.02.01 09:00:00

단위학교에서의 교권(敎權) 뿐만 아니라 학교의 권한, 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교권(校權)이 중요한 때이다. 교권(校權)은 단위학교의 자율성 부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에 학교가 자율권을 가지고 실질적인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는 ‘형식의 자율화’가 아닌 ‘내용의 자율화’를 정착할 수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 학교 개혁의 화두는 단위학교의 권한 확대와 자율성 증진, 책무성 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글로벌 교육환경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학교체제도 산업사회에 적합한 구조에서 지식융합사회에 적합한 체제로 바뀌고 있다. 더구나 학교조직은 기능의 분화와 구조적 복잡성으로 인해 종래의 획일적 통제로부터 개인의 특성이 존중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자율화 방향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학교교육에서 자율적인 인간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라고 볼 때 교수ㆍ학습 활동을 포함하여 학급 및 학교경영, 교육정책의 결정 및 추진 등 전체 교육운영과정에서 자율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단위학교로 위임하고, 단위학교의 의사결정과정에 교육공동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새로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 동안 현장 교원들은 중앙집권적이고 획일적인 분위기로 인해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 이로 인해 교원이나 학생들이 타율적이고 비민주적인 사고방식과 분위기에 익숙해져있다.
이제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점차로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가려는 단위학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학교 변화의 밑거름은 교육공동체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자율적인 학교운영이라 할 수 있다. 단위학교에서는 교육에 대한 내적 기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전략과 과제를 자율적으로 설정하여, 학생의 꿈과 끼를 발현할 수 있는 학생 행복교육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단위학교 운영상의 질적인 패턴의 변화 없이 오히려 중앙과 지방의 힘이 더욱 커지는 역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른바 ‘집권화된 분권화’ 내지는 ‘획일적 자율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적 통제의 해제 내지 완화와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은 학교조직 내에 작용하는 내부적 통제를 얼마나 조화롭게 변화시켜 나가느냐에 관한 일이다. 제 아무리 규제가 철폐ㆍ완화되고, 단위 학교에 권한과 자율이 부여된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핵심기술(core technology)인 교수ㆍ학습의 방법에 여전히 관료적 통제나 위계적 책무성 장치들만이 공허하게 작용하고 있다면 이는 학교교육의 질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자율화 내지는 세련된 선진형 책무성을 확보한 정책이 아닐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김희규 신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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