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환경 변화와 교원평가제도 개선의 필요성
1990년 이전에는 공개수업*을 위해 수업지도안을 기름종이에 철핀으로 긁어 등사하여 배부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286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각종 문서는 컴퓨터가 작성하게 되었다. 386을 거쳐 486 컴퓨터가 교실마다 설치된 지금은 ICT 활용 수업이 활성화되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연결된 전자칠판이 설치되면서 신속하고 화려한 수업 전개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교육환경의 변화는 불과 30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교실 수업 풍경도 달라졌다. 선생님이 음악시간에 직접 풍금을 치거나 실험실습실에서 시범을 보이는 장면은 사라졌고, 대신 컴퓨터가 설치된 교사용 책상에 앉아 CD나 인터넷 자료 활용 수업을 하면서 마우스로 클릭만 하는 소위 ‘클릭교사’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교실 변화는 단순히 외적 환경뿐만 아니라 교육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빠르게 변화시켰다.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로 학생이 급감했고, 부모의 과잉보호로 학생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졌다. 학부모들 역시 고학력자가 늘어나면서 학교와 교사에게 무조건 수용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대해 적극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사회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 교육내용, 교육방법, 학습자료 등은 매우 적극적으로 교육환경 변화를 시도했지만, 국내외 정치나 사회, 경제,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또한 사회가 기대하는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는 정도가 매우 낮다는 비판이 점점 강해졌다.
한편 1990년대 말 선진국들은 21세기 밀레니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의 교육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과정 변화와 함께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원평가제도 개선을 시도하게 되었다.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장기간의 의견수렴과 시범운영을 통해 2010년부터 전면 시행하였다.
교원능력개발평가 도입은 승진 등의 인사와 직접 연계되지 않아 단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존의 교원평가*와 차별화하여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했다는 것과 다양한 교육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한 것은 매우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원들 입장에서는 새로 도입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평가 목적은 달라졌지만 세 가지 종류의 교원평가는 그대로 존치되었고, 평가결과 간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공서열이 아니라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고, 교원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며, 연중 시행되는 교원평가로 인한 교원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원평가제도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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